서민가계 붕괴 위기…"내년까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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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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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워크아웃 신청자 8만명, 지난해 수준 넘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서민 가계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워크아웃 등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한 사람은 7만9272명으로 지난해 신청자(7만9144명) 수를 넘어섰다. 대출금 및 이자를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는 4만188명에 달했다.

이자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재조정)을 신청한 사람도 시행 한 달 만에 4344명에 이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시행하고 있는 채무재조정과 전환대출 신청자도 3만4700명을 기록 중이다. 이자감면과 장기 분할 상환 등의 혜택을 주는 채무재조정에는 2만7200명이 몰렸으며 연 30% 이상의 고금리 대출에서 10~20%대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전환대출은 7540명이 신청했다.

올 들어 신용회복위원회와 캠코에 채무 상담을 의뢰한 사람은 각각 27만7000여 명과 28만9000여 명으로 총 64만명을 넘어섰다.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등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93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만9000명(19%) 급증했다. 상반기 중 100만 실업대란이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영업자 수도 지난달 57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만9000명(4.4%) 줄어들었다. 내수가 극도로 위축되다보니 자영업자들의 영업 활동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서민 가계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절실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인 저축은행권의 자산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71조109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추세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내년 2분기 이후가 돼야 경기 회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내수가 나빠졌고 자산가치 하락으로 서민들의 채무 상환 부담도 커졌다"며 "당분간 서민 가계의 어려움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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