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서민 가계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워크아웃 등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한 사람은 7만9272명으로 지난해 신청자(7만9144명) 수를 넘어섰다. 대출금 및 이자를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이자를 3개월 이상 연체해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는 4만188명에 달했다.
이자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재조정)을 신청한 사람도 시행 한 달 만에 4344명에 이르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시행하고 있는 채무재조정과 전환대출 신청자도 3만4700명을 기록 중이다. 이자감면과 장기 분할 상환 등의 혜택을 주는 채무재조정에는 2만7200명이 몰렸으며 연 30% 이상의 고금리 대출에서 10~20%대의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전환대출은 7540명이 신청했다.
올 들어 신용회복위원회와 캠코에 채무 상담을 의뢰한 사람은 각각 27만7000여 명과 28만9000여 명으로 총 64만명을 넘어섰다.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는 등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팍팍하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93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만9000명(19%) 급증했다. 상반기 중 100만 실업대란이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영업자 수도 지난달 57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만9000명(4.4%) 줄어들었다. 내수가 극도로 위축되다보니 자영업자들의 영업 활동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서민 가계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절실하지만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로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인 저축은행권의 자산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71조109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원 이상 급증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추세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내년 2분기 이후가 돼야 경기 회복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지난해 2분기부터 내수가 나빠졌고 자산가치 하락으로 서민들의 채무 상환 부담도 커졌다"며 "당분간 서민 가계의 어려움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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