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이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잘 버텨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재발, 원자재가격 상승,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 등 대내외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한국 경제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전문가들은 위기 재발 예방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 잠재성장능력 확충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28일 SBS 주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한국은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고 외환보유고가 늘고 있는 가운데 외채도 적절히 관리하고 있어 금융위기의 타격을 잘 회복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김준한 포스코 경영연구소장도 "경상수지가 '불황형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10억 달러에도 못 미쳤던 하루 평균 수출이 지난달에는 13억 달러 수준으로 올랐다"며 "4분기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포럼 참석자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 기업 구조조정이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준다"며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준한 소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 팽창하면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장은 "그동안 수출이 워낙 좋아서 인식을 못 했을 뿐, 우리는 오랫동안 내수 불황을 겪고 있다"며 "가계 부채가 해소되지 않고 고용 사정이 갈수록 나빠져 내수 활성화를 당분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난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기업 구조조정의 선결과제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확보"라며 "상업은행(CB)과 투자은행(IB) 기능을 합친 'CIB'로 금융비즈니스 모델을 재정립해야 하고 금융시장 구조개선과 감독체계 개선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산업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 분야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주문했고, 박우규 소장은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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