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주당 7700원에 CB발행
-'헐값발행' 논란...하급심 판결 엇갈려
28일 오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과 관련해 허태학·박노빈 전 에버랜드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무죄로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선고는 삼성이 헐값 CB 발행을 통해 이재용 전무에게 그룹 경영권을 넘기면서 회사에 피해를 입혔는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이 전무는 에버랜드가 발행한 CB를 인수한 후 이를 에버랜드 주식으로 전환해 에버랜드의 최대주주(25%)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삼성계열사의 지분구조는 이재용 전무가 최대주주인 에버랜드가 삼성생명(19.34%)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7.26%)를, 삼성전자가 삼성카드(36.9%)를, 삼성카드가 다시 에버랜드(25.64%)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로 재편됐다. 사실상 이 전무의 그룹 지배 체제의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이 전무가 인수한 CB 가격은 주당 7700원으로 당시 시장에서 거래되던 가격인 8만5000원의 11분의 1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계와 시민단체가 에버랜드 전 사장인 허태학·박노빈 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혐의로 2003년 기소하면서 6년 동안 법정 공방이 진행됐다.
여기에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 고발이 이어지면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법원에 서게 됐다. 같은 혐의에 대해 허태학·박노빈 두 에버랜드 전직 사장들은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이 전 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를 통해 에버랜드 공판의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10년 이상 지속된 경영권 승계 논란은 무죄 판결로 막을 내렸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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