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기대출 줄이고 가계대출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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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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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불안감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지난 28일 기준 210조6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4월말에 비해 8223억원 증가한 것이나 전월 증가액인 1조6660억원에 비하면 증가폭은 절반 수준에 머문 것이다.

은행권의 중기대출 증가액이 큰 폭 줄어든 것은 은행들이 부실을 우려해 대출 속도를 조절한데다 대출 수요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중기대출은 정부가 보증 확대를 본격화한 지난 2월 2조5000억원 증가했고 3월에도 비슷한 규모로 늘어났지만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중기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은행권이 적극적인 중기대출에 나서기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말 중기대출 연체율은 2.59%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0.27%포인트 상승했다. 전년과 비교할 때는 1.15%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권의 사정을 반영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과 외화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하면서 목표비율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목표금액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전체 대출 증가액 중 중기대출 목표비율을 맞추면 문제가 없도록 한 것이다.

한편 중기대출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8일 현재 주요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53조509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조3359억원 늘어난 것이다.

부문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이어졌다. 우리은행이 4월 6204억원 증가한 이후 5월에도 4977억원 늘어났고 신한은행 역시 4월 3830억원, 5월 3909억원 증가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내면서 정기예금 증가액은 크게 줄고 있다.

지난 4월 주요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5조6295억원 증가한 이후 5월에는 1조2958억원 느는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크게 내리면서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게 유지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달 연 2.88%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연 5.58%)보다 2.7%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반면 대출 평균 금리는 연 5.4%로 예금 금리의 두 배에 육박했다. 대출 평균 금리는 작년 말(연 6.89%)보다 1.49% 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대출 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은행들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말 1.31% 포인트에서 지난달 2.52% 포인트로 확대됐다.

금융위기로 은행권의 사정이 안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서민을 비롯한 고객들에게 짐을 떠넘긴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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