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협력 동반자 관계 공고화 계기
특히 이번 정상회의는 아시아 국가들과 전면적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외교지평을 확대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명박 정부의 '신(新)아시아외교'에 날개를 달아줄 장(場)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국제무대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한국으로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다.
아세안 10개국을 합치면 인구가 67억9000만명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8.69%를 차지하며 한국과 총 교역규모가 902억 달러로 중국 및 유럽연합(EU)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세안은 우리나라에서 제2의 해외투자 대상지역으로 지난해 58억6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국내 기업들이 아세안 국가에서 작년 89억 달러 가량의 건설 수주를 하는 등 한국에게 제2의 해외건설 시장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들 10개 국가는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울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원유, 석탄 등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고루 갖추고 있어 G-10(세계 경제 10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한국으로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포괄적 협력의 동반자다.
정치·외교적으로도 아세안은 중요한 상대다. 우선 10개국 모두가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또 아·태지역 유일의 정부간 다자안보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창설(1993년)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아세안+3 정상회의(1997년), 동아시아정상회의(2005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1996년), 아·태경제협력체(APEC. 1993년) 정상회의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아세안이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문제해결 및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해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들이다.
때문에 한국이 외교 지평을 확대하고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선 미·일·중·러 등 주변 4강 외교 및 한·중·일 3국간 협력 외교와 함께 대(對)아세안 외교를 중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신 아시아외교'를 표방하고 나선 것도 이를 반영한 결과다.
'신아시아외교'란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함으로써 아시아에서 지도적 위치를 굳히고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아 간다는 것.
정부 당국자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은 선진국과 후진국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데다가 최근 들어 금융위기·기후변화·개발협력 등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이슈가 부각되고 있어 한국이 '신아시아외교'를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실제 아세안 정상들을 최초로 한 자리에 초청, 정상외교의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신아시아 외교와 아세안 중시 외교정책을 천명함으로써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번 회의를 통해 아세안의 따뜻한 이웃이자 번영의 동반자로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고 금융위기,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범세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야심'도 내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신아시아 외교'를 위해 한국의 협력대상이 되는 아시아 각국에 대해 '맞춤형 경제협력 관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이를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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