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우려가 있는 9개 대기업그룹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한다.
또 금융권에 진 빚이 많은 430개 대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재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채권금융기관은 재무구조 평가에서 유동성(자금 사정)이 나빠졌거나 악화가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난 9개 그룹과 이날까지 재무구조 개선 약정의 체결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약정에는 이들 그룹의 계열사나 유휴자산 매각, 유상증자, 차입금 상환 계획은 물론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의 달성 목표 등 자구 방안이 담긴다.
이들 그룹은 분기별로 구체적인 자구 계획을 제시하고 채권단은 앞으로 이를 점검해 이행 실적이 미흡하면 1차 이행 촉구, 2차 이행기간 재설정, 3차 신규 여신이나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중단, 여신 회수 등의 제재를 하게 된다.
이번에 약정을 맺은 그룹들 대부분은 과거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렸다가 경기 악화로 재무상태에 문제가 생긴 곳이다.
5~6개 그룹의 경우 M&A를 통해 사업을 확장했거나 무리한 투자로 빚이 불어나 비핵심 계열사의 매각 계획을 주요 자구책으로 약정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그룹은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이나 증자, 투자유치 계획 등을 마련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1개 그룹과는 약정 내용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어 5월 말인 약정 체결 시한을 며칠 넘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인 430개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내달 초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애초 5월 말까지 끝낼 방침이었으나 평가 대상 수가 많아 다소 늦어지고 있으며 지금까지 300여 개 기업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채권단은 건설.조선.해운업 등 국내외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의 대기업에 대한 옥석 구분은 이미 이뤄져 구조조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평가에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C등급)과 퇴출(D등급) 대상은 10% 이내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음 달부터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그동안 채권단에 수차례 엄격한 평가를 주문한 데 이어 제대로 평가를 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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