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中 성장에도 혜택 못받아"

5월 수출 감소세 20%대 지속
정부, 내수진작책 연결 안간힘

우리나라가 최대 무역 대상국인 중국에서 좀처럼 수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 중국 정부의 내수부양책이 우리나라 경제에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 내수부양책을 적극 활용하려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빠른 성장세

중국은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 성장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내수부양책으로 정책을 전환한 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 6.5%로 바닥을 찍은 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연평균 8.0%의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8.3%로 보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강한 'V자'형 회복을 보이며 연 7~8%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중국 정부가 내수중심의 정책으로 돌아서면서 중국의 소비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내수는 정부의 '자동차 하향'과 '가전 하향' 등과 같은 보조금 지급 정책에 힘입어 3월과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15%씩 증가했다.

5월 초 노동절 연휴 때도 소매기업 판매액이 10%가량 증가했다.

◆중국의 성장 혜택 얻지 못하는 한국 기업

문제는 현재까지 수출 실적만을 보면 우리 수출기업들이 중국의 이런 경제 성장세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일 지식경제부의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은 22.8% 감소했다.

지난 1분기에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이 25.1% 감소한 것에 비하면 약간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20%가 넘는 수출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수출 실적은 지난해 11월 2% 감소한 것을 비롯해 중국의 수출 추이와 거의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표-1 참조>

이는 우리 수출기업들이 중국의 수출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중국의 내수 소비 증가와는 무관했다는 방증이다.

즉, 중국 정부가 내수진작책을 계속 추진해 건실한 경제성장을 이루더라도 우리 수출 기업들이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국의 내수진작책을 우리 수출과 연결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중국 권역별 산업 클러스터 진출방안을 마련해 11월까지 1차와 2차 무역 사절단을 중국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

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통해 중국 텐진에서 '한국공동물류센터'를 열어 중국 내수시장 개척 마련을 위한 수출기지 역할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중국 내수진작책을 우리 수출 증가와 연결짓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소비 활성화가 우리기업 수출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 중심의 정책을 펴고 ▲우리 기업의 수출 구조가 소비재와 무관한 부품·소재 등에 몰려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만용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내수진작책이 대부분 중국 자국 기업이나 자국 제품의 시장 확대와 연결돼 있다"며 "외국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들이 수익이 높은 수출 가공형 쪽에 몰리게 된 측면이 있다"며 "또 중국 경제의 개발단계가 낮다보니 소비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동안 낮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중국이 최대 소비시장으로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이만용 연구위원은 "지금은 중국 정부의 강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한국에 미칠 영향과는 별개의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 소비 시장이 성장하게 되면 우리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시욱 연구위원도 "향후 중국이 세계최대 시장으로 성장하게 되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소비시장쪽에도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원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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