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세 확연
-시장 점유율 증가
-하반기 윈도7 출시 등 호재
한국의 대표 먹을거리 산업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반도체 산업이 최근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에 D램 시장에서 각각 34.3%, 21.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5.1% 증가했다. 3년간 계속된 ‘치킨게임’에서 승기를 잡은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Gb DDR2 D램의 고정가격은 1.13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0.91 달러까지 하락한 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은 더욱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6Gb MLC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10월 2.22 달러에서 7개월만에 4.22 달러로 크게 상승하며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추세라면 2분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흑자기조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적자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1분기에 각각 6500억원, 51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반도체 기업의 회복세는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7’을 선보인다. 전통적으로 PC시장 성수기인 하반기에 새로운 운영체제가 소개되면서 추가적인 신규 수요가 기대된다.
다만 가격이 오를 경우 경쟁사들이 가동률을 높이면서 다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여기에 우리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을 줬던 환율효과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비교적 저사양 부품으로 구성된 넷북이 최근 노트북 시장을 대체하는 것 역시 부담이다. 넷북은 사양이 낮게 때문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고사양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직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시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업계의 설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시장의 수요가 증가할 경우 반도체 가격은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3년 동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해외 경쟁사에 비해 선전하며 체력을 비축했다”며 “시장이 상승 반전되면 그 열매의 대부분은 국내 업체들이 몫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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