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T 출범으로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동통신 업계가 알짜고객을 잡기 위한 요금제 경쟁에 돌입했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은 가입자당월평균매출액(ARPU)이 높은 고객을 겨냥한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는 통신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자들이 월 사용량이 많은 초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건수는 119만7507건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치열했던 가입자 뺏기 경쟁을 실감케 했다.
선제공격에 나선 것은 LG텔레콤이다. LG텔레콤은 지난달 1일 월정액 9만9000원에 25만원 상당의 무료통화(총 2315분)와 단말기 할부금(24개월 기준) 월 2만5000원을 지원하는 ‘톱 요금제’를 출시했다.
LG텔레콤은 최근 방송광고에서 경쟁사 서비스센터 직원이 25만원 상당의 무료통화를 원하는 초우량 고객에게 LG텔레콤으로 옮기라고 권하는 장면을 내보내 SK텔레콤의 초우량 고객 뺏기에 나섰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에 질세라 SK텔레콤은 지난 1일 기존보다 무료통화를 2배로 늘린 ‘T더블할인제’를 내놓았다. 이 요금제는 매월 9만5000원에 16만2000원 상당의 무료통화(총 1500분)와 요금할인 2만원, 단말기 할부금(24개월 기준) 7500원을 지원한다. 또 요금상품에 따라 월 3000~2만원까지 오픈마켓 11번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1년간 제공한다.
KTF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 계획은 없으나 기존 요금제인 ‘쇼 무료이월 30시간’과 ‘쇼 무료850’이 타사에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쇼 무료이월 30시간’은 월정액 9만원에 19만4000원 상당의 무료통화(총 1800분)와 요금할인 2만1000원(24개월 기준)을 제공한다. ‘쇼 무료850’은 월정액 7만5000원에 9만1800원상당의 무료통화(850분)와 요금할인 1만4000원, 단말기 할부금(24개월 기준) 1만원을 지원하는 요금제다.
한편 사업자들의 과도한 할인 경쟁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다수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할인혜택이 일부 고객에게만 몰려 역차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시민권리센터 팀장은 “무분별한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 생기는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고, 일부 고객에게 혜택이 집중되다 보면 역차별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며 “약정할인 등과 혜택보다 근본적인 요금인하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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