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자 공포' 벗어나나


그동안 '적자 공포'에 시달렸던 은행권의 실적이 2분기부터는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과 금리 하락으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로 본격적인 회복은 3분기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실적 개선 전망"
8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천600억 원 안팎으로 전분기의 2천383억 원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지주도 약 2천600억 원으로 전분기 1천181억 원의 배를 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약 1천600억 원으로 전분기 1천623억 원과 비슷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금융이 현대건설 주식 매각으로 1천800여억 원의 매각이익이 예상되는 데다 부채담보부채권(CDO), 신용부도스와프(CDS) 평가손실이 환입될 수 있어 대규모의 비경상적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분기에 3천250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하나금융지주는 약 900억원 흑자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748억원 적자를 냈던 외환은행도 약 1천200억 원의 흑자로 반전될 것으로 보이며 기업은행은 1분기 479억원의 순익을 올린 데 이어 2분기에는 약 800억 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손충당금이 변수
그러나 금융회사들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실적 개선을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1분기보다 나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확신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순이자마진(NIM)이 더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개선된다고 낙관하기 어렵고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도 예상하기 어려워 시장 예상처럼 순익이 1분기의 배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환율 하락 등으로 2분기에 소폭 흑자를 기대하고 있지만, 대기업 구조조정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대손충당금이다. 현재 은행들은 여신 규모 500억 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500억 원 미만, 50억원 이상인 기업들에 대한 상시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달라질 수 있다.

모 은행 관계자는 "감독 당국이 가능한 한 2분기에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고, 충당금을 많이 쌓아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대손충당금에 따라 실적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3분기부터 회복 국면"
은행권은 그러나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 변수가 줄어든 데다 금리 인하로 크게 줄었던 예대마진도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 2월까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이는 방식으로 금리 수준을 유지해왔다.

반면 예금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뜨려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는 지난 4월 2.5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금리 차이는 시차를 두고 기존 대출금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올해 1월 2.40%포인트에서 2월 2.19% 포인트, 3월에는 1.73%포인트까지 하락했으나 4월 들어 1.79%포인트로 소폭 상승으로 돌아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분기 이후에는 대손충당금 변수가 없는 데다 이자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기가 나아지고 있고 부도업체 증가 속도도 완만해지고 있다"며 "3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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