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1일 한국은행은 정기 금통위를 열고 현재 2.00%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 내린 것을 시작으로 올 2월까지 4개월에 걸쳐 3.25% 떨어트린 금통위는 3월부터는 기준금리를 2.00%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경기 하강속도가 완만해지고 환율 하락, 은행 수신 증가 등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경제회복 기대감 확산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약화시켰다.
다만 아직 경제 상황이 불안하고 실물경제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한 채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최호상 외환은행 연구원은 "경기 상황이 많이 호전됐지만 아직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어 금통위로서는 금리 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29조원 규모의 슈퍼추경이 발효된 상황서 섣부른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전용식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팽팽한 통화정책과 긴축적인 재정정책이 맞물릴 경우 자칫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버블 붕괴를 회복하던 일본도 세율을 다소 올렸다가 이내 경기침체로 빠져든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는 기준금리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아직 서지 않은 데다 실물 경제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더블딥을 우려한 '히든카드'로써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을 남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호상 연구위원은 "최근 해외로부터 채권 물량도 충분히 소화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며 "한은은 현재의 관망세를 이어가고 금리조정은 경기 회복의 여력 확보를 위한 카드로 아껴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기준금리 조정 여부는 한동안은 핫이슈가 아니다"라며 "더블딥 우려도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올 하반기까지는 재정정책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도 "최근 여러 지표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띄고 있지만 기조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고 올해 하반기 경제도 아직 불안하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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