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광고비 줄일라"…광고업계 '초긴장'

  • 깐깐한 새 CEO 내정에 업계 '노심초사'

경기침체에 따른 광고수익 급감으로 고전하고 있는 광고업계가 동요하고 있다. '공룡 광고주'인 세계 최대 생활용품 제조업체 프록터앤드갬블(P&G)이 기존에 거래하던 광고회사들을 솎아내고 광고비를 줄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P&G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로버트 맥도널드 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내정됐다는 소식에 광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신문은 지난 9일 P&G가 앨런 래플리 현 회장 겸 CEO의 뒤를 이어 맥도널드를 새 CEO로 내정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래플리는 앞으로 회장직만 수행하게 되며 CEO 교체는 다음달 1일 단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광고업계가 맥도널드를 마뜩찮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업계에서 그는 재미없게 효율성만 따지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P&G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마크 프리차드도 마찬가지다.

P&G가 전 세계적으로 연간 87억 달러를 광고와 마케팅에 쏟아붓는 '대물'이라는 점에서 맥도널드의 등장은 광고업계에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P&G는 이미 광고비를 줄였고 조만간 거래하고 있는 광고회사 수도 줄일 것으로 광고업계는 점치고 있다. 지난해 P&G에 이어 미국 광고시장 2대 광고주였던 제너럴모터스(GM)도 파산보호 상태에서 힘을 못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맥도널드가 어마어마한 광고예산을 어떤 식으로 줄일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TNS미디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P&G가 지난해 미국에 투입한 광고비는 모두 32억 달러로 TV와 인쇄물 등 전통매체 및 웹사이트 노출광고가 전년에 비해 6% 줄었다. 매체별 광고 비중은 TV가 67%, 신문·잡지 30%, 인터넷 1%, 기타 2% 등이다.

P&G는 미디어 기업들에게 광고료를 줄이라는 압력도 행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맥도널드가 이끄는 P&G 역시 같은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비 절감의 강도는 더 세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규모가 작은 광고·마케팅회사의 긴장감은 더하다. P&G는 현재 협력회사로 두고 있는 광고·마케팅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수천개에 달한다. 하지만 맥도널드는 협력회사간 통합을 통해 그 수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P&G가 지난 2007년 도입한 '브랜드 프랜차이즈 리더십 모델'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로 다른 광고·마케팅회사에서 추려낸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리더를 중심으로 브랜드 강화 전략을 짜내는 게 이 모델의 핵심이다.

P&G는 이를 통해 광고를 제작하는 광고회사와 시장 조사에 주력하는 마케팅회사간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신문은 이날 지난 1분기 미국의 광고 매출이 301억8000만 달러로 일년 전에 비해 14% 감소했다고 전했다.

매체별로는 인터넷 광고 매출만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을 뿐 다른 매체는 모두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온라인 광고 매출은 55억 달러로 한 해 전보다 5% 줄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가 28% 줄었고 금융부문도 18% 감소했다.

조사 결과를 내놓은 존 스월른 TNS미디어인텔리전스 리서치 부문 수석 부사장은 "1분기 광고 매출은 최근 10년새 최악"이라며 "광고시장의 불황 정도가 예상보다 훨씬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도 상황은 비슷할 것"이라며 "경기 바닥 신호가 나오고는 있지만 광고시장은 경기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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