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전통적인 이자영업에서 벗어나 신용카드나 파생상품 등 위험성 높은 수익원 비중을 지나치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기호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과장은 11일 '은행의 비이자영업 확대와 시스템 위험' 보고서에서 "금융규제가 완화되고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은행들이 비이자영업으로 업무범위를 넓혔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같이 밝혔다.
비이자영업이란 수수료, 신용카드, 외환·파생상품, 신탁, 유가증권매매 등 이자 외 수익을 얻는 영업을 뜻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전체 영업 수익 대비 비이자영업 수익은은 2000년대 들어 20~50%대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79.2%로 급증했다.
특히 전국 영업망을 갖춘 시중은행의 경우 비이자영업 수익 비중이 80.4%에 달했다. 지방은행도 영업 수익의 51.5%를 비이자영업으로 거뒀다.
비이자영업 수익 비중은 카드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 이후 대체로 상승세를 보여왔다.
김 과장은 "비이자영업 확대가 업무의 다변화 등을 통해 이익을 높이고 위험성을 낮추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은행들의 자산 구성이 서로 유사해져 자금 조달 등에서 시스템 위험을 높이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른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파생상품과 유가증권매매 등을 중심으로 은행의 비이자영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이자영업의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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