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첫 등장한 TV홈쇼핑은 국내 유통시장은 ‘가서 만져보고 사는’ 기존 쇼핑문화를 깨고 ‘안방쇼핑’ 시대를 열었다.
판매 제품군도 자체 유통망을 갖기 어려운 중소기업 상품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바뀌어 나갔다. 특히 지난해부터 각 홈쇼핑사는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매출 증대와 이미지 개선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첫 시작은 보잘 것 없었다. 지난 1995년 39홈쇼핑(현 CJ오쇼핑)과 LG홈쇼핑(현 GS홈쇼핑)은 각각 ‘뻐꾸기 시계’와 ‘만능 리모콘’을 방송했으나 판매량은 10개 미만에 그쳤으며 그나마 회사 직원이 산 것이 상당수였다.
좋은 제품을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을 있어, 히트 상품 역시 핸드 믹서기 ‘도깨비방망이’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TV홈쇼핑은 1990년대 말 불황을 맞은 기업들이 판로를 찾아 홈쇼핑을 찾기 시작하며 현재 매출을 주도하고 있는 화장품, 패션, 식품, 가정용품 등을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지금 홈쇼핑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보험·여행 상품이 첫 선을 보인 것도 이 때부터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각 사별로 ‘프리미엄’ 전략으로 수익률 확대와 기존 중소기업 위주의 이미지 바꾸기에 나섰다.
GS홈쇼핑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라, 에스콰이어, 아모레퍼시픽, 이브자리 등 프리미엄 백화점 브랜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100만원대의 명품 그릇 세트 ‘포트메리온’ 독일산 명품 칼 ‘헹켈’ 등 명품 주방 브랜드는 각 홈쇼핑사 주방부문 매출 중 1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롯데홈쇼핑의 'TV 속의 롯데백화점'(왼쪽)과 현대홈쇼핑의 '클럽 노블레스'(오른쪽) 방송 장면. 홈쇼핑사들은 지난해부터 앞다퉈 명품, 백화점 상품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
현대홈쇼핑과 롯데홈쇼핑도 홈쇼핑을 겨냥한 자사 백화점 브랜드를 속속 선보이며 홈쇼핑 프리미엄화를 이끌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들어 20개 백화점 브랜드를 신규 입점, 총 44개의 백화점 브랜드를 특화 코 선보이고 있다. 현대홈쇼핑 역시 ‘클럽노블레스’ 등 방송을 통해 버버리, 에트로,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를 판매, 매 방송마다 3억~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CJ오쇼핑의 경우 지난해부터 1억7450만원의 벤츠를 비롯해 도요타, 지프, 포드 등 고가 수입차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수입차 방송은 초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시승 신청이 몰리고 있다”며 “프리미엄 전략은 홈쇼핑 이미지 개선은 물론 경제력을 갖춘 사람도 홈쇼핑을 이용한다는 소비자층 확대 측면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3부에 계속)
CJ오쇼핑이 지난해 9월 선보인 1억7459만원짜리 최고급 세단 벤츠 S클래스 'S550' |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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