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구니에 뭘 담나

외국인이 주식시장 재상승을 이끌면서 이들이 매수하는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는 꾸준히 늘어나는 외국인 매수에 대해 중장기적인 비중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한 3월 초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9103억원 누적 순매수했다. 이 기간 지수는 1063.03에서 1414.88로 무려 351.85포인트(33.09%) 뛰어올랐다.

특히 외국인은 구조조정을 거친 뒤에도 살아남을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증권가는 이런 업종으로 전기전자와 운송장비, 건설, 철강금속, 증권, 유통을 꼽았다.

반면 불확실성이 여전한 은행 업종에 대해선 외국인이 비중을 줄였다.

증권가는 이런 외국인 매매 동향이 중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수ㆍ보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이는 중장기 비중확대를 알리는 서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은 3~5월 석 달 동안 월 평균 3조원 규모로 순매수하고 있다"며 "이는 외국인이 매수를 확대했던 2003년 5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월간 유입 규모와 비슷하지만 매수 업종에선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은 작년 9월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이뤄진 종목이란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면서 운수장비 업종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는 대체로 금융위기 이후 시장 주도로 구조조정이 병행된 업종"이라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이 서서히 투자 비중을 확대한 건설 업종도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이 진행된 업종"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은행 업종은 구조조정으로 자본확충에 대한 여지가 남아 있어 외국인이 꾸준히 팔고 있다.

김 연구원은 "결국 외국인은 위기를 견디고 살아남을 기업이 누릴 편익에 접근하고 있는 셈"이라며 "외국인이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는 전기전자와 건설, 철강ㆍ금속, 증권, 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기관 매매 동향과 현재 외국인 매수 종목을 함께 고려했을 때 매력이 높은 업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원은 "2007년 5월부터 작년 9월까지 투신권이 주로 사들였던 업종과 요즘 외국인이 사들이는 업종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며 "이 결과 상대적으로 운수장비와 건설, 증권, 유통이 매력이 높다"고 전했다.

그는 "전달 말부터 코스피가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조정장에선 외국인이 매수를 늘려 매물 압박에서 벗어난 이런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매도로 일관해 온 기관이 외국인과 대결 구도를 만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김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매도 주체였던 투신과 연기금이 일단 순매도 기조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기금은 순매수를 확대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신은 오히려 매물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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