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11일 개성공단 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림에 따라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당장은 관계가 개선되기 어렵겠지만 추가 접촉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개성공단 현안 협의를 위해 남북한 당국자들이 만난 것은 지난 4월21일 '제1차 개성접촉' 이후 51일 만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양측 각각 5명씩 참석, 기조발언문을 통해 자기 측 입장을 밝히고 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오전 10시40분에 회담을 시작, 11시30분까지 50분간 회담을 진행했으며 회의를 오후에 계속 이어갈지 여부는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 대표단과 개성공단 지도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의 박철수 부총국장 등 북측 대표단은 상호 관심사인 근로자 억류 문제 및 개성공단과 관련한 기존 계약 변경 건에 대해 입장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표단은 74일째 북에 억류된 현대아산의 개성공단 주재원 유 모 씨의 상태 확인 및 조기 석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방북에 앞서 “우리 근로자가 70일 이상 억류돼 있고 개성공단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측 관계자를 만나 이런 문제들을 풀도록 의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15일 개성공단 토지임대료 및 사용료, 노임, 세금 등과 관련한 기존 남북 간 계약의 무효화를 선언한 북측은 자신들이 책정한 임금 수준과 토지사용료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정부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하고 회담장을 나갈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세워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라도 하듯 협의가 진행중이어서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천 대변인은 “양측이 서로 입장을 밝히고 그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통일부 당국자도 “오후에 회담을 속개할 지 여부를 협의중이라는 것으로 보아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지금 당장 남북관계를 개선하기는 어렵겠지만 추가 접촉을 통해 관계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일동 KDI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서도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몰고 가기엔 여러 가지 부담이 있다”며 “유 씨문제를 비롯, 개성공단 문제도 자주 만나면서 해결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유 씨문제는 당장 해결하기 어렵겠지만 여러 번의 접촉을 가지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개성공단은 현재 상황이 어려운 상태이긴 하지만 북측도 굳이 개성공단을 중단시키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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