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미국 시장에서 특허소송 패소에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유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으로 삼아 온 비지오사가 일본 후나이사와 특허소송에서 패했지만 해당 특허가 옛 제품에만 적용돼 영향이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가는 이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다면 LG디스플레이를 저가에 매수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 9일 후나이사가 비지오사를 상대로 제기한 디지털 텔레비전 영상신호 디코딩 기술에 대한 특허침해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비지오사는 미국 시장에서 해당 기술로 만들어진 디지털 텔레비전을 판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회사가 출하한 LCD 패널 가운데 무려 15%를 납품해 온 것이 LG디스플레이다.
비지오사가 매출 대부분을 북미지역에서 달성해 온 점까지 감안하면 시장점유율 하락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소송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도 소송 결과가 나온 9일에만 1.75% 떨어졌을 뿐 전날부터 연이틀 1.93% 되오르며 3만1000원대를 회복했다.
이는 첫 소송이 2년 전인 2007년에 제기된 만큼 LG디스플레이가 대체 기술을 만들 시간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비지오사 제품은 대부분 해당 특허를 피한 제품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패널업체인 LG디스플레이는 패소로 인한 피해배상과도 무관하다"며 "소송 패소가 악재로 인식돼 LG디스플레이 주가가 떨어진다면 바로 저가매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시장은 실적 턴어라운드에 주목하고 있다.
특허소송 패소를 제외하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영업이익 흑자전전환 가능성을 중심으로 LCD 패널가격 상승, 중국시장 매출 증가 같은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LG디스플레이가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영업이익 추정치를 1043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하반기 주가 전망도 밝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를 보면 주가가 실적을 1~2분기 정도 앞질러 왔다"며 "연말로 갈수록 실적개선이 빨라질 것으로 보여 주가도 오름폭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4분기 이후 패널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패널가격이 고점을 찍고 수급 조정에 들어가면서 4분기에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패널가격 하락이 예상되면 주가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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