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여성 맞춤형 일자리 대책 필요"
10년 2개월만에 일자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가운데 실직의 고통이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년동기 대비 취업자 수가 21만9000명이 줄어들었는데 이 중 여성이 21만1000명으로,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취업자 수 감소율은 남자(-0.1%)보다 여자(-2.1%)가 24배나 높았다.
실제 5월의 15세 이상 인구는 4002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 늘었는데도 경제활동인구는 오히려 0.1% 감소했다. 특히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1.4% 줄어 불황기의 여성 취업난을 반영했다.
여성 중에서도 영세 자영업을 영위하는 30대 여성의 실직이 두드러졌다. 여성들의 고용사정이 10년 5개월 (1998년 12월, 60만4000명 감소)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실직의 고통은 취약 계층 여성들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별로 30대 여성의 취업자 감소 수는 14만6000명으로, 전체 여성 실직자 중 69%를 차지했다. 20대 여성 취업자는 7만9000명(37%) 감소해 그 뒤를 이었다.
남성은 30대와 40대에서 각각 6만6000명, 3만명 줄었지만 50대와 60대에서 각각 8만4000명, 1만3000명 늘어 전체 남성 취업자 감소를 상쇄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실직 여성들을 살펴보면, 도소매·음식숙박업 종사자가 15만9000명(-5.1%) 줄어 가장 타격이 컸고, 그 뒤를 제조업 (15만명, -11.6%)이 이었다.
특히 도소매·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종업원을 두지 않고 혼자서 사업을 영위하는 영세 자영업자(15만8000명)가 대부분이었다.
자영업자와 대조적으로 임금 근로 여성은 3만7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는데, 비교적 괜찮은 일자리에 종사하는 상용근로자는 오히려 3만3000명 늘어났다.
1주일에 36시간 미만 일하는 41만1000명의 여성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36시간 이상 일하는 여성은 20만명 가량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다. 36시간보다 작게 일하는 여성 취업자 중 57.1%가 추가 취업을 바라고 있었다.
또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여성 취업자는 6만5000명 늘었지만, 전문대 이하 여성 취업자는 27만8000명 줄었다.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현재 정부의 일자리 대책에는 취약계층인 여성 자영자를 타깃으로 하는 정책대응이 크게 부족하다"며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한번 이탈하면 다시 진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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