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등으로 그동안 잠잠했던 중형차 시장이 올 하반기 잇단 신차 출시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문을 여는 것은 현대차 YF쏘나타다. 1985년 출시 이후 460만대나 팔린 쏘나타가 6세대 모델로 9월 재탄생한다. 르노삼성은 쏘나타의 대항마로 SM5의 후속 모델인 ‘L43’을 12월께 본격 출시한다.
그동안 중형차 시장 지존 자리를 놓고 다퉜던 두 차종이 하반기에 차세대 모델을 출시하며 다시 한 번 맞대결을 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의 야심작 YF쏘나타는 현재 최종 테스트 중이다. 외관 디자인은 뒷자리 천정 높이를 낮추고 길이를 늘이는 스포츠 쿠페 형태로 완성됐다. 앞부분은 제네시스에 쓰인 ‘V’자 형태의 패밀리 룩이 적용된다. 국내 최초로 걸윙(gullwing, 위로 접어 올리는 방식) 형태의 LED 사이드 미러에 3피스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적용됐다. 해외에서는 ‘i40’로 명명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서스펜션은 기존 쏘나타에 장착된 더블 위시본 대신 가볍고 탄력이 좋은 맥퍼슨 스트럿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엔진은 쎄타Ⅱ 2.0리터와 2.4리터 급이 얹어진다. 출력은 185마력. 미국 수출용에는 람다Ⅱ 3.5리터 엔진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변속기는 자체 개발한 자동 6단이 장착된다. 유럽 판매용으로는 200마력짜리 디젤 R엔진이 거론되고 있다.
◇YF쏘나타 아성에 도전하는 SM5 후속 ‘L43’
NF쏘나타를 위협했던 르노삼성 SM5도 오는 12월 새 모델로 재탄생한다. ‘L43’이라는 이름으로 개발 중인 후속 모델은 닛산차 대신 르노 플랫폼을 활용한다. 그러나 국내에 맞게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로 르노의 ‘뉴 라구나’ 플랫폼을 쓰지만 완전히 백지 상태에서 새로 개발하고 있다. 변속기나 서스펜션 등도 마찬가지다. 외관은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해 스포츠 세단 형태로 디자인됐다. 변속기는 닛산 무단변속기(X트로닉 CVT)가 장착된다.
사실 르노삼성은 SM5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국내에서 쏘나타에 대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차량이기 때문이다. L43이 베일에 싸인 채 알려진 것이 적은 이유도 회사 측의 ‘애정’ 때문이다. 몇 안 되는 스파이 샷으로 확인한 L43은 뉴 라구나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현대차 YF쏘나타가 시동을 거는 중형차 시장에 르노삼성의 SM5 후속 ‘L43’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되고 있다. 세대교체를 단행한 YF쏘나타와 왜색(倭色)을 벗고 불색(佛色, 프랑스)을 입은 신형 SM5의 격돌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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