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우즈베키스탄의 뉴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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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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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구, 소련 당시 유명 화가들 작품 서방에서 재평가 진행중 원유, 가스로 무장된 자원의 나라‘컬렉터들 미래가치에 베팅'</b>


   
 
  (사진설명) 2008년 아카데미 화가 시상식에서 
  금상을 수상한 아도하킴.
지난 5월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국빈 방문 한 우즈베키스탄, 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곳에는 원유, 가스, 우라늄, 철광석 등 미래 가치가 풍부한 자원이 묻혀 있는 나라로 부른다.
 
그래서 우리나라 미래 자원의 해결사로 중앙아시아 중에서 유독 우즈베키스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카자흐스탄이 부상하기 전까지 중앙아시아의 중심 국가였다.

인구는 2600만명으로 중앙아시아 최대인데다 주력 수출품목인 면화를 비롯, 금 매장량은 세계 6위, 생산량은 세계 10위권이다.

특히 자원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카자흐스탄과는 달리 국토의 상당 부분이 미탐사 지역으로 남아있어 천연자원 개발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잠재력 만큼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개방과 자원개발이 본격화되면 사회간접자본(SOC) 및 기간산업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고,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 당시 모든 일정을 이슬람 카르모프 대통령과 함께 했던 것을 비춰보더라도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의 우호협력관계는 정치적 부담감을 갖고 있는 러시아나 중국에 비해 더욱 돈둑하며 이는 향후 우즈베키스탄의 미래가치가 뉴 브릭스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평가하는 주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GM대우자동차 생산으로 라세티, 넥시아, 마티즈 등 80% 이상이 도로를 점유하고 있는 나라, 그곳에 국민차로 자리메김하고 있는 대우차만큼 그들만의 또 다른 미래 블루오션으로 기대되는 자랑거리가 있다는 사실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구, 소련당시 소비에트연방은 우즈베키스탄인들의 문화적 재능에 주목해 경제성장의 젖줄로 일컫던 공업을 과감하게 억제하면서 이보다 더 큰 가치로 발레, 음악, 미술 등 예술분야를 집중 육성했다.

그리고 1991년 분리 독립후에는 소련을 대표하던 최고의 예술가들이 우즈베키스탄에 그대로 남게 됐다. 그중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유난히 많았다.

   
 
  (사진설명) 우즈베키스탄 미술 수준을 보여준 알리쉐르의 벽화작품.
이후 18년이 지난 지금, 우즈베키스탄에는 원유, 가스를 대표하는 자원만큼 또 다른 자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실력을 갖춘 화가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유명 화가들이 구, 소련시절 주로 모스크바를 주 무대로 고전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낭만주의적 성향을 중시했던 유럽의 영향을 받으며 창의적인 그림들을 그렸다.  

실제로 분리 독립 이후 우즈베키스탄에서 활동하는 상당수의 화가들은 유럽풍의 그림을 선호하고 있고, 일부는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동양적인 그림들을 그린다.

이 때문에 서양에서 영업 활동하는 많은 갤러리들은 그림값이 다른 국가에 비해 저렴한 우즈베키스탄에 컬렉터들을 파견하여 자신의 나라 고객들의 취향에 맞는 그림들을 선 주문하는 방식으로 구매해 전시나 경매를 통해 비싼값에 되팔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다양한 장르, 탄탄한 실력으로 극복=이러한 영업 방식으로 인해 아이러니 하게도 정작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자신의 나라 화가 들이 그린 그림을 소장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한때 원유가 폭등으로 산유국인 이웃나라 카자흐스탄과 신 경제성장의 마천루로 불리던 두바이 그리고 오랜 동맹관계를 유지했던 터키에서 우즈베키스탄 화가들의 그림들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며 버블을 키웠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우즈베키스탄의 일반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이 100불~200불에 불과한 반면 유명 화가들의 그림 값은 보통 1,000불에서 많게는 10,000불 이상에도 거래가 이루어진 것을 보면 우즈벡 사람들이 유명화가의 그림을 소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라는 속담이 지나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진설명) 프랑스 미술 박람회에 출품했던 아도하킴의 작품.
그러나 이러한 버블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2008년에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서 촉발된 미국발 신용경색 위기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를 대표하는 중앙아시아 미술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며 불황의 늪이라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여기에 높은 그림 수준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서방의 컬렉터들에게 군침을 돌게했던 우즈베키스탄 미술 시장도 세계적인 위기 앞에 예외가 될수는 없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은 다른 나라에 비해 그 충격의 강도는 크게 강하지 않았다. 
지난 1991년 구,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우즈베키스탄은 현 이슬람 카르모프 대통령의 통치하에 집권 기간동안 외세의 영향에서 크게 흔들리지 않는 완충형 경제 운영으로 예상치 않은 메가톤급 미국발 경제 위기를 국가와 국민이 단합하여 스스로 극복하는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는 미술 시장에도 그대로 전달됐다.
아끄말 이끄람조노프, 아트트리오, 자블론, 아도하킴 등 우즈베키스탄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은 세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경제 위기속에서도 비록 선별적이기는 했지만 주문은 끊이지 않았다. 이는 수년동안 이어져온 세계 경제속에서 비정상적으로 블거진 버블이라는 비판적 지적속에서도 유독 우즈베키스탄만은 여전히 저 평가 매력이 남아있다는 것이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장르와 유럽의 유명 화가에 결코 뒤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이 이들의 주가를 유지시키는 비결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우즈벡 정부가 자국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에 대해 끊임없는 창작의 열정을 독려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와 그림의 가치는 경제규모에 따른 국가의 위상과 비례=대표적으로 해마다 우즈베키스탄 아카데미 기관에서 주최한 화가 시상식에서 수상한 화가들에 대해 국보급 칭호와 같은 영광을 안겨주는가 하면, 화가들에게 매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상도 우즈벡 최고의 권위 있는 명예이다.

또한 우즈벡 국립 미술관에서는 상시 전시회를 통해 화가들의 위상을 높여주는가 하면 유명화가들의 해외 박람회도 정부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우즈베키스탄은 후진적 경제 규모와는 전혀 다르게 미술 시장만은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술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는 한국은 우즈베스탄의 그림에 대해 여전히 냉소적이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의해 저급한 작품이 난립하고 재료비,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가 논란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왜, 이같은 이유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선진국을 선호하는 국민성과 후진국에 대한 배타적인 성향이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즉 작품을 보고 작가를 평가하는 서구식 사고와는 달리 국가의 위상, 작가의 지명도를 보고 작품을 보는 투자성향의 독특한 관점이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사진설명) 우즈베키스탄 정교한 화가로 정평이 난 하도하킴의 수작.
물론 여기에는 부동산, 주식과 같이 그림을 자산가치로 보고 투자하는 최근의 시대적 유행과도 무관치 않다. 한마디로 투자의 가치가 없는 것에는 어느 나라 작가가 누구든 그림의 수준이 어느정도건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실력있는 3명의 화가들이 모여 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트트리오 리더  가신모브 후산에 따르면 “크리스티 경매나 소더비경매장에 출품된 작품들 대부분이 선진국 작품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함수 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즈베키스탄에서 뛰어난 화가들이 이들 시장에서 외면받는 것은 실력이 아니라 경제 규모가 열악한 이유로 국가적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즈벡 최고의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도하킴은 “미국, 일본, 중국, 터키, 두바이에서 우즈벡 화가들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비싼 값을 치루면서까지 그림을 매입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자원이 풍부한 우즈베키스탄의 미래 가치를 사는 것” 이라며 “이들은 훗날 2,000불에 산 우즈벡 유명화가의 작품을 유명 경매시장을 통해 적게는 수만불 많게는 수십만불에 팔 것”이라며 아트트리오의 논리에 공감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중앙아시아 최고의 벽화화가인 알리쉐르도 “우즈베키스탄 화가들은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주 무대는 러시아인데 최근에는 터키나 두바이로 그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로 유독 한국과 같이 동양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 A/C 밀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앤드리 세브첸코는 우즈베키스탄 이웃나라 우크라이나 출신임에도 연봉이 수천만불이 넘는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로 자타가 인정하는 것은 잘사는 나라가 아닌 실력이 검증됐기 때문이라며, 우즈베키스탄 화가들의 가치도 곧 제대로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확신 했다.

타슈켄트에서의 취재 말기에 63세의 고희의 화가 아도하킴은 한국에서 온 기자를 향해 “작가와 그림의 가치는 국가의 가치에 비례한다” 는 뼈있는 충고를 남기며 환한 웃음으로 안녕을 대신했다.

(타슈켄트=아주경제) 최귀영기자 ckygood2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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