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조기 긴축 논의…지금은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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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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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잉유동성 출구 전략 전문가 의견
전문가 "경기회복 후 전체 통화·재정정책 전환시점 정해야" 주장

정부의 유동성 완화 기조에 대한 과잉유동성 출구전략(Exit stratege) 논의가 구체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내수기반 확충, 일자리 창출, 해외자본 유출입에 따른 시장불안 해소 방안, 금융기관의 자산확대 경쟁 방지 장치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일각에서도 경기 저점의 중요한 판단 지표인 경기동행지수와 국내총생산(GDP) 등 일부 지표가 2분기에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경제전문가들은 경기회복 기조를 보면서 전체 통화 및 재정정책 전환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기 긴축으로 경기를 다시 위축시키기보다는 경기의 충분한 회복을 확인한 후에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 옳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가 살아나고 고용 및 물가가 안정돼야 긴축정책으로 돌아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출구전략이 논란이 될 만큼 시급하지 않기 때문에 경기회복에 주력하면서 시기가 되면 즉각적이고 선제적인 유동성 흡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정책전환시점에 대한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물경제 회복에 주력하는 한편 현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수요감소로 인한 수출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가 만성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정부가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경제의 체질강화라는 주장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정책전환을 잘못해서 경기를 주저앉게 하는 것보다 유동성이 건전한 투자로 흘러가 잠재성장력을 높이도록 정책방향을 잡아야 한다”며 “투자여건 개선 및 R&D 지원 쪽으로 신경을 써야할 때”라고 피력했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다 해도 경제가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설비투자가 부진하고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을 보이는 등 대외적 변수가 여전한 현 상황에서는 출구전략이 큰 의미가 없다.

특히 기술·지식 집약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지체되고 있으며, 여성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부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지금 중요한 것은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국지적 자산가격 상승”이라며 “금리인상이나 정책변환은 지난해에 비해 성장률이 회복되고 그동안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전하는 시점으로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은 정책전환 시기를 정하기 힘들다”며 “연말까지는 경기상황을 주시하면서 지표를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도 “내년말이나 돼야 경제가 풀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역시 “정책전환이 필요한 지 보려면 3,4분기 추이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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