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장은 ‘대우건설 풋옵션을 인수할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와의 계약성사 없이는 무의미 하다’며 냉담한 반응이다. 이에 대해 금호 측은 ‘조만간 산업은행과의 약속을 지켜 시장에 떠도는 불안을 잠식시키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계열사 매각 등 2400억 확보
금호는 15일 아시아나 IDT, 금호오토리스 등 2개 계열사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루프트한자 센터(BLC) 지분을 처분해 총 2395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IDT는 전산시스템의 개발과 유지관리를 주업으로 하는 정보통신사로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는 아시아나 IDT 주식 전량인 100만주를 조만간 매각 할 예정이다. 매각대금은 약 1700억원이며, 차익금은 1482억원에 이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금호는 이와 함께 지난 5일 대우건설이 보유중인 중국 BLC의 지분 25%을 매각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대금은 약 500억원. 장부가 대비 매각 차익금은 195억원이다.
금호는 또 국내 한 금융회사와 지난 11일 금호오토리스 지분 전량을 195억원에 매각키로 최종 계약을 맺었다.
이 같은 금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은 새로운 재무적투자자와의 계약 여부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하게 될 2400억원은 금호가 지불해야할 3조~4조원 가량의 풋옵션 대금에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호는 새 FI에게 기존 FI가 보유한 대우건설 풋옵션 지분 39.6%와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 2~3% 등 총 42% 가량을 주당 23000원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구체적인 매각 결과가 나온 점은 긍정적이지만 FI를 구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만이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금호, '긍정적 신호'로 기대
금호그룹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산업은행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유동성 확보가 그동안 그룹이 제시했던 내용과 전혀 다른, 진일보한 가시적인 성과라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성과를 통해 또 다른 작업이 진행중”이라며 “이를 시발점으로 새로운 것들이 추가적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초 산업은행과 약속한 7월달 내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시장에 떠 도는 불식을 잠재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호는 현재 금호생명 매각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일산교대를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주식 등의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추진중이다.
금호는 내달 말까지 새로운 FI를 찾지 못하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대우건설을 매각해야 한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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