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건전성 강화 지나치다"

NCR 571.9%… 권고치 150% 대폭상회

국내 증권업계가 권고치보다 월등히 높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는 금융위기로 위험도가 낮은 주식 위탁매매에만 치중한 결과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증권업계 NCR을 조사한 결과 국내 40개 증권사는 권고치인 150%를 대폭 상회하는 평균 571.9%를 기록했다.

NCR은 증권업계에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은행권에서 쓰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이와 비슷하다.

NCR은 비유동성자산을 뺀 자기자본(영업용순자본)을 잠재적 손실액(위험액)으로 나눈 비율로 표시된다.

의무적으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15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가, 120% 미만이면 경영개선 요구,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명령이 내려진다.

NCR이 높으면 회사에 손실이 발생해도 고객 자산을 보전할 능력이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높은 NCR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용에 따른 결과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실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투자은행(IB) 업무를 하는 대형사보다 중소형 증권사가 더 높은 NCR을 나타냈다.

가장 높은 곳은 소형사인 흥국증권으로 무려 1957.1%에 달했다.

역시 규모가 작은 유화증권(1741.3%)과 이트레이드증권(1195.2%), 한양증권(1014.0%)도 1000%를 웃돌았다.

대형사에선 삼성증권(878.1%)과 대신증권(844.3%)이 800% 이상으로 높은 편에 들었다.

이어 현대증권(656.1%)과 굿모닝신한증권(640.5%), 한국투자증권(602.0%), 대우증권(521.5%), 미래에셋증권(505.3%), 우리투자증권(466.4%) 순으로 높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NCR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증권업계가 위험 인수에 소극적이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돈이 되는 영업에만 치중해 왔다는 이야기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금융투자산업실장은 "주식 위탁매매 위주로 안전한 영업에만 치중한 결과로 NCR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며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자본시장법이 정착되면 NCR 비율도 현재보단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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