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집행부 총사퇴‥조기선거 체제 갈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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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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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해모 지부장 사퇴 배경은 ‘지도력 상실’ -주간 2교대제 놓고 노조 내부 분란 일어 -22-23일께 대의원대회서 향후 진로 결정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장규호 공보부장(가운데)이 16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윤해모 지부장이 공식적으로 사퇴했고 향후 노조 운영 방안은 오는 22일이나 23일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연합

금속노조 산하 현대자동차지부 윤해모 지부장이 16일 물러남에 따라 노조 집행부 모두가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현대차 노조 역사상 임단협 진행 중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노조 장규호 공보부장은 16일 확대운영위가 끝난 오후 2시 울산시 북구 양정동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윤해모 지부장이 공식 사퇴를 선언했다”며 “지부장 사의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해 조합원들에게 혼란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확대운영위는 15일 윤 지부장 사퇴 발언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노조집행부 간부, 각 공장 노조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퇴 배경과 관련해 그는 “윤 지부장이 지도력을 상실했다고 파악하고 이 상황에서는 임단협을 진행하기 어렵고 노조도 힘들 수 있다고 보고 노조 발전을 위해 사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간 2교대를 놓고 노조 내부에서 이견이 복합적으로 얽혔었다”며 “윤 지부장은 새 집행부가 임단협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보고 이를 계기로 노조 단결과 발전에 모든 조합원이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윤 지부장이 임단협 과정에서 핵심 안건인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등을 놓고 노조 내부의 반대의견에 부딪혀 고민해 왔던 것이 사실이었던 셈이다. 윤 지부장은 공장간 물량나누기를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금속노조에서 책임론을 제기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부 핵심 노조 간부가 교섭에 불참하는 등 내부 갈등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윤 지부장이 사퇴 결심을 굳힌 계기라는 게 노조 안팎의 시각이었다.

앞으로 일정에 대해 장 공보부장은 “18일 확대운영위를 열어 대의원대회 개최시기를 확정하게 된다”며 “22일이나 23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의원대회에서 조기 선거를 할지, 교섭·체결권을 가진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대신 임단협에 나설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곧바로 노사협상을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갑득 위원장이나 비대위가 임단협을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합원 지지를 얻기도 힘들고 임단협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감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노조 관계자는 “조기선거를 치러 집행부를 다시 선출하는 방식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노조가 선거 체제로 돌입하면 민노총과 금속노조는 핵심사업장 불참으로 올해 하투(夏鬪)의 가장 큰 투쟁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윤해모 지부장은 지난 2006년 현대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바뀐 뒤 이상욱 1대 지부장에 이어 지난해 1월 15일 취임한 2대 지부장이다. 임기는 9월말까지였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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