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은행들의 잇따른 금융지주사 전환으로 그동안 주춤했던 금융권 인수·합병(M&A)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제11차 정례회의를 통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설립을 인가했다.
이로써 국내 5번째로 금융지주사 자격을 갖춘 SC제일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한다.
SC제일은행은 지주사 전환에 우선 생명보험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SC금융에 포함될 자회사는 SC제일은행(은행업), SC제일펀드서비스(증권업), 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여신금융업), 스탠다드차타드상호저축은행(저축은행), 스탠다드차타드증권(증권업) 등으로 주요 금융 업권 중에서 유일하게 보험업이 없다. 때문에 보험사를 인수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도 17일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각 계열사 간 교차판매 기회를 큰 폭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핵심 역량과 서비스 공유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은 지난해 말 인수가 무산됐던 녹십자생명과 칸서스와 매입 경쟁 중인 금호생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오는 9월 1일 공적 금융 업무를 정책금융공사(KPBC)에 이관하고 산업금융지주로 거듭나는 산업은행도 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은행 인수를 통해 취약한 소매금융 부문 강화 및 수신기반 확충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산은이 타깃으로 잡고 있는 곳은 기업, 외환, 씨티은행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야심차게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며 M&A 의지를 나타냈던 KB금융도 올 3분기 부터 본격적인 금융기관 사냥에 나설 전망이다.
황영기 KB금융 회장은 지난 19일 "3분기 이후 경제가 회복됐다고 판단되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 인수 기회가 있는지 지주회사 입장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B금융은 대형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환은행 인수도 아직 완전히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날 황 회장은 또 비은행권 진출을 위해 2조원에 달하는 증자 계획을 밝혔다.
한편 우리금융지주 대주주인 정부가 보유 지분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점도 금융권 M&A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금융을 민영화 하기 위해 일정 지분을 조기에 판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시장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 이미호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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