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고전…보잉-에어버스 경쟁은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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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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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대형기종을 두고 벌이는 보잉과 에어버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일자 최신호에서 경기침체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고전하고 있지만 미국 항공기 메이커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는 최대 350명이 탑승할 수 있는 대형 항공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실탄 확보에 주력하는 등 여전히 맹렬히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보잉은 2년간 출시가 지연된 신형 787 드림라이너를 이번달 선보일 예정이다.

보잉은 787 드림라이너 출시 지연의 이유가 됐던 부품 공급과 조립에 따른 문제를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짐 맥너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860건 이상의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조만간 제2 조립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 역시 드림라이너에 대항하기 위해 A350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350은 고된 잉태의 시간을 거쳐 오는 2012년 본격적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에어버스는 A350의 주문량이 벌써 500대에 달한다며 주문 속도 면에서 A350이 드림라이너를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A350의 국가보조금 문제를 놓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유럽 각국 정부는 최근 개발비용으로 총 110억 유로(약 153억 달러)가 투입되는 A350에 35억 유로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이에 보잉은 에어버스의 행위가 '도발적'이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에어버스의 모기업인 유럽항공우주방위산업(EADS)의 루이 갈루아 CEO는 그러나 "보잉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우리의 지원 경로는 보잉보다 더욱 투명하다"고 말했다.

톰 엔더스 에어버스 CEO 역시 "지원의 궁극적인 목적은 활주로를 평평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유럽연합(EU)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를 사상 최대의 국가보조금이 들어간 상업용 항공기로 꼽았다"고 반박했다.

미국 공군의 노후 항공기 교체 문제도 보잉과 에어버스의 경쟁을 뜨겁게 하고 있다.

미 공군은 향후 두 달 안에 보잉과 에어버스에 노후 항공기 교체를 위한 35억 달러 규모의 재입찰을 요청할 계획이다. 당초 이 계약은 지난해 에어버스가 따냈지만 보잉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서는 보잉이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에어버스는 자사의 A330이 보잉 767에 비해 품질면에서 낫지만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미 공군이 소형 항공기를 원할 경우 덩치가 작은 보잉 767이 유리하다. 게다가 보잉은 767보다 몸집이 큰 보잉 777을 또 다른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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