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도 한방칼럼) 수면의 빚, 꼭 갚아야 할 ‘잠의 부채’

   
 
 
“기운이 너무 없어요. 손발이 차고 소화도 잘 안돼요.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뭘 하고 싶은 의욕도 생기지 않고, 자꾸만 몸이 쳐지는 느낌만 들어요.” (30대 후반의 여성 환자 김 모씨)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흉통(가슴 통증)도 자주 느껴지고요, 머리에 뭔가 뒤집어 쓴 것처럼 머리가 맑지 않습니다. 낮에 앉기만 하면 졸음이 와서 일상생활을 해나가기가 힘든 상태입니다.” (50대 초반 남성 환자 이 모씨)

“오후가 되면 양쪽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눈은 충혈되고 손이 저려 자주 털어주고 있어요.”
 (20대 후반 남성 환자 최 모씨)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 세 환자들처럼 특별한 병은 아닌 것 같은데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위 세 가지 사례의 원인이나 치료 방법은 다 달랐지만 그 지향점은 한가지였다.

밤에 잠을 잘 자게 한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결과 또한 좋았다.

우리가 겪는 일상생활 중 먹는 것, 배설하는 것, 자는 것 등의 행위에서 건강에 가장 빠르게 영향을 끼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차원에서 가장 우선 순위를 갖는 것은 아마도 ‘수면’일 것이다.

신생아들은 초기 6개월 간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자면서 체중과 키를 2배로 키우게 되고, 많은 중환자들이 잠을 통해 병들을 극복하는데 있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하지만 우리네 일상생활에서는 수면의 우선 순위는 항상 뒤로 밀려 나는 경우가 많다.
공부 때문에, 일 때문에, 취미 때문에 줄어드는 첫 번째가 수면 시간이다.

설사 충분하게 수면 시간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그 질에 있어서는 여러 장애 요인들로 인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 사례의 환자분은 저체온 증세로 평소 깊이 잠들지 못했고, 얕게 잠듦으로 자주 깨어서 잠의 질이 좋지 않아 다시금 기능저하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었다.

두 번째 사례의 환자분은 비만으로 인한 코골이로 무호흡 증세가 심해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한지가 오래되어 심장까지 부담을 주었고 기면증 증세까지 나타난 것이다.

세 번째 사례의 환자분은 퇴근하고 집에 와서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평소 2~3시 잠자리에 들었다고 했다. 하지 않으려고 해도 잘 되지 않는 게임중독 증세를 갖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2시간 깨어 있기 위해서는 한 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사람은 대략 24시간의 주기성을 가지고 있으니 16시간을 깨어 있으려면 8시간 수면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 생활에서는 그 시간을 온전히 잠으로 보내기가 힘들다 보니 만성적인 수면 부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각종 질병에 노출되는 것이다.

수면 부족이 부채처럼 쌓이게 되면 금전적 부채보다도 훨씬 심각한 상태가 발생되는데 우리가 그것을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전적 부채도 반드시 갚아야 되는 것처럼 수면의 빚도 꼭 갚아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형태로 댓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교통사고 원인의 30%정도가 졸음운전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 사고의 원인도 책임자들의 심한 수면부족이었다고 한다.

정신이 맑지 않고 개운하지 않은가? 항상 피로하고 의욕이 없는가?
나의 수면 상태를 체크해 보고, 수면 시간의 장부를 기록해 보자.
수면의 빚이 있다면 오늘부터 갚아나가자.  /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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