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 오름세를 탔던 집값이 하반기에도 5% 안팍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전망은 부동산 시장 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하반기에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금리 움직임 등 금융시장 동향이 집값 움직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하반기 집값 전망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이 상승 분위기를 점쳤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이 상반기 분위기를 이어가며 '5%미만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 3명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해 전문가 대부분이 보합권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5% 이상 급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1명이었다. 반면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는 서울 수도권 집값이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반기 집값 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그 진원지는 개발 재료가 많은 한강변을 중심으로 한 강남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오른다면 어느 지역이 가장 많이 오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7명이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를 꼽았다. 나머지 응답자 역시 서울 강남권을 꼽았다. 이는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초고층 허용이라는 호재와 규제 완화에 따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집값도 오를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역시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정도로 집값이 올랐지만 잠실 제2롯데월드 건축 등의 호재가 있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강남 진입을 계획하는 잠재 수요자가 여전히 많아 향후 가격 동향에 따라 언제든지 강남 진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다.
투자 유망 부동산 역시 재건축을 꼽았다. 응답자 가운데 6명이 투자 유망 부동산으로 재건축을 추천했고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이라는 응답자는 각각 1명이었다. 반면 한동안 투자 대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재개발을 추천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이는 재개발 예정지역의 시세가 많이 올랐고 용산 참사 이후 재개발 사업 추진속도도 갈수록 늦어지면서 투자 메리트가 다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개발 투자는 용산구와 성동구가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가운데 5명이 용산구, 3명이 성동구를 꼽았다. 마포구와 인천권이라는 응답도 각각 1명이었다. 용산은 지난 2006년을 전후해 재개발 지분값이 많이 올랐지만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민족공원 개발 등 개발호재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성동구 역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따라 개발이 진행되면서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투자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다면 어디가 좋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서울 강남권이라는 응답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원 광교신도시권이라는 응답도 3명이었고 서울강북권과 인천자유경제구역권이 각각 1명이었다. 아직은 김포나 인천, 서울 서부권 보다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이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실수요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에 어떤 방법으로 매입을 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분양 아파트 청약'을 가장 많이 추천했다. 10명 가운데 6명이 분양 아파트 청약을, 3명은 기존 아파트 매입을 추천했다.
투자가 아닌 실제 거주 등 실수요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입지 등을 따져 원하는 곳에서 분양을 받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이는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추천한 전문가가 1명에 불과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또 경매로 주택을 취득하는 방안을 제안한 전문가도 없었다. 이는 일반인들이 경매를 통해 주택을 취득하는 것이 아직도 쉽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할 경우 언제가 좋겠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이 올 하반기라고 답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2명, 내년 하반기라는 응답이 1명이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지금이 부동산 시세가 사실상 바닥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지방은 전문가 모두 집값 하락을 우려할 정도로 부동산 경기 회복속도가 의외로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다. 집값 추가하락이 우려되는 지역을 꼽으라는 질문에 7명이 지방 중소도시, 2명이 지방 광역시를 꼽았다. 모두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곳으로 미분양이 지방 부동산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미분양 아파트 투자 시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최대한 시간을 늦추거나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 가운데 내년 하반기(3명)와 내후년 이후(3명)라는 응답이 팽팽했고 올 하반기라는 응답은 1명에 불과했다. 실투자가 아닌 투자목적의 구매는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또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금융시장 안정과 금리 움직임(5명), 국내 실물경기 회복속도(4명)를 들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응답도 1명이었다.
전반적으로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상반기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료가 많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하는 국지적인 상승세가 지속되다가 그 영향권이 점차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집값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국내외 경기 불안 요인으로 인해 큰 폭의 상승 보다는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상반기 부동산 가격이 많이 회복됐으나 실물경제 등을 고려할 때 아직은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었다. 따라서 주택시장은 실수요자와 투자목적의 구매에 의한 이원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실수요자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자금 지원은 늘리되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 △채훈식 부동산써브 리서치센터장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가나다 순).
김영배·유희석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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