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상장 대기업이 먼저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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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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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선 대우증권 홍콩법인장

홍콩증권거래소는 올해 들어 5월말까지 모두 10개 기업을 신규 상장시켰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23억9700만 홍콩달러에 달했다. 작년 10월 금융위기로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CSRC)는 전달 22일 8개월만에 A주시장 신규 IPO를 허용했다. 주식 발행 확대로 지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IPO 재개를 하지 않을 경우 중국 본토 우량 기업이 홍콩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더 크게 작용했다.

홍콩과 중국 A주 IPO시장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상호보완하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상하이를 새로운 국제금융 중심지로 구축할 계획이다. 아직 중국 우량기업은 홍콩 시장을 선호하고 있다. 홍콩은 선진 금융시장 인프라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자도 쉽게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도 이런 흐름에 맞춰 홍콩처럼 가까운 선진 자본시장에서 IPO 노하우를 얻어야 한다. 중국 대기업이 대다수인 홍콩 증시에서 해외 투자자로부터 관심을 받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와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내 기업이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해 넘어야 할 진입장벽은 아직 높다. 금융 규제와 같은 하드웨어보단 전문인력 부재로 인한 소프트웨어적인 문제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정부, 금융기관, 유관기관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

먼저 국내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홍콩 증시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 홍콩 시장은 중국 당국과 경제협력에 따라 본토 초대형 기업을 연달아 상장시켜 왔다. 이런 회사와 경쟁하려면 국제 경쟁력이 있는 국내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법인 가운데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대기업과 1차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중견기업 정도가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기업은 수익구조가 국내 대기업에 집중돼 홍콩 증시 상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해외 상장을 위한 전문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엔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시행착오 없이 해외상장 업무를 추진할 수 있는 인력이 전무한 상태다. 국내 기업이 해외상장을 하는데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다.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해선 국내 세법도 개선해야 한다. 국내 기업은 홍콩이나 중국, 버뮤다, 캐이만군도 등에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국내 세법은 이 경우 미실현 자본이익에 대한 세금을 부과해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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