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상 여행스케치 - ‘천의 얼굴’을 가진 중세의 도시 루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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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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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과 호수의 나라’로 유명한 스위스. 사방이 알프스의 거봉(巨峰)들로 들어차 있고 그 산을 오르는 등산열차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산길을 따라 하이킹을 즐기는 무공해 여행지가 지천으로 널려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나라. 입이 텁텁해서 박하사탕을 입에 물었을 때 느꼈던 그 청량한 느낌을 주는 나라가 스위스다. 이런 스위스가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는 맑고 청량하며 상쾌한 느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위스를 재충전을 위한 여행지로 생각하고 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중세의 역사가 간직하고 있는 루체른은 가족여행지로 꼭 한 번 다녀올 만한 도시다. 알프스 연봉이 선물하는 자연의 아름다움, 아직도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중세풍의 도시에 20세기의 문명의 이기가 잘 결합되어 있어 ‘천의 얼굴을 가진 매혹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도시 골목길을 가족과 함께 손잡고 쏘다녀 보는 것도 두고두고 추억에 남을만한 여행이 된다.

루체른은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옛 주택가, 꽃으로 단장한 카펠 다리, 고딕 양식의 호프 교회와 오래된 무제크 성벽에 둘러싸인 구시가지 등 스위스를 대표하는 역사적인 유산도 많다. 이런 중세도시를 천천히 걸어가며 찾아다니는 여행에서 다리가 튼튼해지는 여행을 할 수 있다. 조금 힘들면 돌계단에 앉아 잠시 쉬고 목마르면 거리의 카페에서 목을 축이며 여유로운 여행을 즐겨보자.

루체른은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 보통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도보여행 코스는 루체른 역 광장에서 출발하여 상점과 은행, 영화관 등이 늘어서 있는 필라투스 거리를 중심으로 한 신시가지를 둘러본 후 로이스 강과 무레크 성벽 사이에 있는 구시가를 거쳐 호프교회에서 파노라마관을 거쳐 빈사의 사자상이 있는 라이온 기념비와 빙하공원까지 가는 것이다.

역이 있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는 로이스강 위를 지나는 여러 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지붕이 있는 카펠 다리와 이 다리에 바짝 다가붙듯이 서 있는 물탑이다. 오래된 목조 다리인 카펠 교는 길이 200m가량으로 1333년에 놓여졌다. 지붕의 용마루에는 17세기에 하인리히 베그만에 의해 루체른 수호성인의 생애가 그려져 있는 110장의 삼각형 판화가 부착되어 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다리는 낮에는 난간의 넘칠 듯 한 꽃들과 밤에는 다정한 불빛들로 낭만적인 경치를 만들어 낸다.

카펠의 다리를 건너 구시가로 들어서기 전에 로이스 강변을 따라 호수 반대편 방향으로 100m 정도만 올라가면 피카소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구시청사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이 미술관은 ‘암린 하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곳으로 피카소의 작품을 수집해 놓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1601년 월터 암린이라는 사람이 시청의 동쪽에 있는 석조건물을 구입한 다음 1616~1618년 그 옆에 또 다른 르네상스식 석조건물을 짓고 4층 회랑을 만들고 안마당을 덮어서 두 건물을 연결한 복잡한 구조를 가진 건물이다.

로이스 강 북쪽에 있는 구시가에서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무제크 성벽. 루체른 시가지 보호벽인 무제크 성벽은 1386년 완공됐다. 예전에는 루체른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지금은 구시가의 북쪽에 900m정도만을 남겨 놓고 있다. 탑 내부의 어둠침침한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중세의 세계로 되돌아간 기분이 든다. 성벽 위에서는 로이스 강을 사이에 둔 루체른의 번화가, 그리고 반대쪽의 신록이 우거진 주택가 등이 평화로워 보인다.

무제크 성벽이 끝나는 곳에서 머지않은 곳에 뢰벤 광장이 있다. 이곳 코너에 파노라마 관이 있고, 그곳에서 호수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면 라이온 기념비와 빙하 공원 등 볼만한 곳이 계속 이어진다. 호수 방향으로 내려오면 루체른의 대표 성당인 호프교회를 만날 수 있다. 호프 교회는 베네딕트 수도회가 8세기에 설립한 유서 깊은 성당으로 지난 1633년 화재로 무너졌으나 1645년 다시 복원되었다. 스위스에서 가장 중요한 르네상스 교회 건축물로 특히 건물의 정면 장식이 유명하다.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호반의 도시 루체른. 태고의 스위스가 보이는 빙하 공원이나 손쉽게 갈 수 있는 루체른의 전망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의 아침 7시 무렵부터 로이스 강 부근의 반호프 거리에서 열리는 꽃 시장, 매주 토요일에는 슈프로이어 다리의 신시가 쪽에서 열리는 벼룩 시장 등이 있어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거리마다 넘쳐 나는 이국적인 정서와 다양한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오는 루체른 도보 여행.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순간이 될 것이다. 

   
 
 

악마의 산 필라투스

루체른에 가면 꼭 타보고 와야 할 것이 필라투스 정상으로 가는 등산열차와 로프웨이, 곤돌라 등이다. 산 정상까지 운행되는 열차를 타고 산을 오르는 것만으로도 루체른 여행은 여한이 없을 정도로 특별한 경험이 된다. 필라투스 정상으로 가는 등산열차는 루체른에서 산자락을 돌아가야 하는 알프나하슈타트역에서 출발한다.

초행길에 이 열차역을 찾아가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인지 루체른 시내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크리엔스라는 곳에서 곤돌라와 로프웨이를 이용해 정상에 오르는 방법을 많이 선택한다. 크리엔스는 루체른 시내에서 1번 버스를 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곤돌라 탑승장에 닿게 된다.

크리엔스에서 곤돌라를 타고 산 중턱까지 간 후 이 곳에서 정상까지는 로프웨이를 갈아탄다. 곤돌라 역에서 출발해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로프웨이에서 루체른 시가지와 비에르발트슈테터 호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요들송이 절로 나올 듯 상쾌하다. 해발 2132m나 되는 높은 곳에 오르면 주위에는 거칠 것 없어 시원하다. 멀리보이는 알프스 연봉도 눈 아래 있는 듯하다.

내려오는 길은 산 반대편 쪽으로 운행하는 등산열차를 많이 이용한다. 세계에서 가장 급경사를 운행하는 이 열차는 철길 1km를 달리면 고도가 480m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사가 급한 구간을 통과할 때는 현기증을 느낄 정도이다. 이런 이유로 필라투스 동산열차는 날씨가 좋은 5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만 운행된다. 여행작가/와우트래블 대표webmaster@w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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