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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 종합주가지수 992를 바닥으로 석 달만에 1437까지 45% 급등한 주식시장이 5월 중순부터 조정에 들어갔다. 그러면 이제부터 시장을 나쁘게 봐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이번 조정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주가는 몇 주간 기간조정을 거치며 3월이후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휴식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본적인 이유는 국내경기가 상반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는 경기회복이 제일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는 3월부터 상승세로 반전하여 2개월째 상승 중이고 향후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는 이미 4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가 급격하게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반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런 회복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되는 점이 주가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는 이유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침체를 겪었던 한국경제는 하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1% 수준까지 빠르게 개선되고 내년에는 플러스 성장이 예상돼 긍정적인 주가 흐름에 기여할 것이다.
둘째, 이머징 증시, 특히 아시아가 선진국증시 대비 전망이 밝은 점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겪고 있는 섭프라임 금융위기의 타격을 덜 받아 아시아 금융시스템이 상대적으로 견실한 편이다. 또한 아시아지역에는 중국경제라는 특수가 있다.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에 힘입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기존 예상치인 6% 전망에서 최근 7~8%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중국경제의 회복은 대중국 수출비중이 27%로 높은 한국 수출의 회복에 기여한다. 6월 들어 우리나라 수출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중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는 아시아경제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에 기인한다.
셋째, 이런 경기 펀더멘털의 개선에 힘입어 우리나라 기업이익도 개선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올해 말 기준으로 17.8%, 향후 1년후 기준으로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증시의 주가수익비율은 12배로 이머징과 신흥아시아 증시 대비 각각 6%, 20% 저평가 돼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시장의 투자 매력도는 여전히 높다. 특히 국내 IT와 자동차업체들은 선진국 업체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틈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시켜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 이번 금융위기는 세계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는 우리나라 업체들에게는 좋은 성장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넷째, 원ㆍ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세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원화는 구매력등가 기준으로 OECD 국가 가운데 멕시코 페소화 다음으로 저평가 되어있다. 원화가치의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환차익의 기회를 제공해 줘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를 유발해 주식수급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원ㆍ달러 환율은 절대수치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어 환율 하락이 국내 수출업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치명적이지는 않다. 국내 수출업체 제품의 품질 개선과 해외경쟁업체의 재정적 어려움을 틈탄 시장점유율 확대로 국내수출업체들은 환율 하락의 부정적인 효과를 충분히 상쇄시키고 있다. 또한 원ㆍ달러 환율의 안정은 수입업체에게 저렴하게 원자재나 제품을 수입할 수 있게 해주고 수입물가 하락에 기여한다. 과거 원화 강세기에 주가가 상승하고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에 주가가 하락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원화 강세기에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한국경제가 그만큼 양호하다는 것을 원화강세를 통해 반영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각국 경제지표의 개선과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조기 금리인상론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아직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어 조기 금리인상 논의는 섣부르다는 판단이다. 최근 정부도 경기회복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통화완화 정책기조 유지를 밝힌바 있다. 완화된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통화유통속도는 낮은 수준에 있어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하기 전까지 금리는 현재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어 하반기 국내증시의 긍정적인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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