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며 각종 소비자지수 및 부동산 시세 등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감 확산으로 이들 지수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지난해 4~6월 수준을 웃돌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심리지수는 106으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85를 기록한 지난해 2분기 대비 21포인트 급등한 것으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 경기에 대한 지나친 기다감으로 실물경제 회복보다 소비자들의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동향조사(기대인플레이션율)도 4.0%로 지난해 6월(4.1%)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정귀연 한은 금융통계국 차장은 "올 2분기 경기 성장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높다"면소 "앞으로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심리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경제연구소의 연구·조사에서도 소비심리 과잉 징후가 포착됐다.
삼성경제연구원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2분기 소비자태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48.9로 전기 대비 7.4포인트 급등했다. 전년 동기(47.8)에 비해서는 1.1포인트 오르며 기준치(50)를 거의 회복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아직 뚜렷한 실물지표 반등이 없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현상이 지난 분기에 이어 지속되고 있다"면서 "기대와 현실 간에 괴리가 있으며 경기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기대와 현실 간의 격차가 존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기 상승 기대감 확산으로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 120만7158가구 중에서 6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30.2%(36만4956가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31.5% 이후 9개월 만의 최고 수치다. 이 비율은 지난 3월 28.4%까지 떨어진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지나친 소비심리 및 자산가치 상승이 자칫 더 큰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다. 더블딥이 발생하거나 정부의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경우 높아진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물가와 금리 등 변수들이 이슈화될 가능성이 높아 체감지표의 변동성은 다시 커질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소비심리 개선을 뒷받침하지만 실물경제 회복에 비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부각되고, 점차적으로 통화정책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소비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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