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메이커 포르쉐와 폴크스바겐의 합병을 두고 벌이는 포르쉐 가문과 피흐 가문의 알력 다툼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볼프강 포르쉐 포르쉐 회장이 폴크스바겐의 인수 제안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포르쉐 회장은 "최후통첩은 21세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우리는 결코 협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쉐 회장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이날을 기점으로 포르쉐의 스포츠카 사업 부문 지분 절반을 인수하겠다고 최후통첩한 상태다.
그러나 폴크스바겐 측은 포르쉐에 이 같은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낸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폴크스바겐이 이달 말 합병을 목표로 포르쉐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포르쉐 지분 50%를 공동 보유하고 있는 포르쉐 가문과 폴크스바겐의 피흐 가문은 지난달 초 폴크스바겐과의 합병을 통해 10개 브랜드를 총괄하는 통합 자동차 메이커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포르쉐 회장의 사촌이기도 한 페르디난드 피흐 폴크스바겐 회장은 폴크스바겐이 포르쉐의 재정난을 해결해 줄 수는 없다며 포르쉐에 90억 유로에 달하는 부채 일부를 털어내라고 요구해 합병 논의가 중단됐다.
포르쉐 회장과 피흐 회장이 합병에 합의하고도 세부 논의 과정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은 포르쉐의 부채 해소 방식에 대한 의견이 갈리기 때문이다.
포르쉐 회장은 지주회사 포르쉐 SE에 대한 증자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타르 국부펀드인 카타르투자청(QIA)에 20% 이상의 지분을 넘겨 최대 30억 유로를 조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피흐 회장은 두 회사의 합병에 앞서 포르쉐가 스포츠카 사업 부문 지분 49%를 폴크스바겐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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