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해법, 싱가포르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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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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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창 한국글로벌금융연구소장

"싱가포르 금융산업은 국가경제 핵심으로 성공신화를 만든 원동력이다. 더욱 역동적이고 신뢰받는 국제금융센터로 키워 아시아 성장에 기여하겠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던 올해 2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 150주년 기념식에서 이렇게 천명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줄곧 추진해 왔던 금융허브정책과 아시안달러시장 창설로 수많은 외국 금융사를 자국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 동시에 자국 은행 7개를 3개로 합치는 대형화로 토착 은행이 해외 금융자본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을 실어 줬다. 이 결과 싱가포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산업 비중을 1970년 4.7%에서 1998년 13.1%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어려움도 있었다. 1998년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는 싱가포르 금융시장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특히 홍콩이 당시 법인세를 16%로 낮추면서 싱가포르는 금융허브 경쟁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외국은행 수가 1998년 142개에서 2000년 132개로 감소했다. 종합금융사는 80개에서 63개로, 증권사는 89개에서 77개로 줄었다. GDP 대비 금융산업 비중도 1999년 12.6%, 2000년 10.9%로 떨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2001년 리센룽 당시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경제점검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대내적으로 금융허브 경쟁력을 되찾도록 유인책을 처음부터 다시 다듬었다. 대외적으론 싱가포르 개발은행과 테마섹을 통한 적극적 해외투자에 나섰다. 특히 테마섹은 2004년 세계경제가 호황국면에 들어서자 전세계에서 국부펀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구 5백만도 안 되는 작은 섬나라 싱가포르가 세계 국부펀드 시장을 리드하는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이 결과 GDP 대비 금융산업 비중이 작년 말 기준으로 다시 13%를 넘게 됐다. 금융회사 수도 2007년을 저점으로 다시 늘었다. 이달 현재 싱가포르엔 110개 외국은행, 50개 종합금융회사, 91개 증권회사, 111개 자산운용사, 152개 보험회사가 영업하고 있다.

이런 저력을 보면서 우린 수년 동안 동북아 금융허브정책과 금융회사 해외진출이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는 점을 자성해야 한다. 정책 목표를 위해 만든 정부기구와 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 지 또 구체적인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불황이 닥쳤던 2001~2002년 싱가포르 당국과 테마섹이 보여 준 시의적절한 판단과 행동 역시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 현재 금융위기는 우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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