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금융위기로 한동안 경직됐던 해외 사업 진출을 재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하반기 금융권 경영 화두가 '공격'인 만큼 해외사업에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예금수취은행(DTC) 자격을 취득하고 이날 홍콩 투자금융(IB) 전문 현지법인인 환은아세아재무유한공사(KEB Asia Finance Limited)를 설립했다.
21개국 46개소의 해외네트워크를 갖춘 외환은행은 이번 홍콩 법인 설립을 통해 상하이,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아·태 지역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28일 일본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면허를 취득하고 이달 중 현지 법인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일본 현지법인 명은 '신한재팬(SBJ·Shinhan Bank Japan)'으로 일본 내 도쿄·오사카·후쿠오카 3개 지점이 신한재팬으로 통합된다.
신한은행은 또 지난 3월 10일부터 캐나다 토론토에 현지법인 본점 및 영업부를 설치했다. 같은 달 베트남 응에안성에 사랑의 학교를 건립해 해외진출을 위한 초석을 닦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7일 캄보디아에 'KB 캄보디아은행'을 개점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국민은행은 이 은행을 통해 앞으로 프놈펜과 시엠립에 영업점을 추가 개설하는 등 영업망을 확충하고, 장기적으로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도 지난 5월 중국 현지법인 전환 본인가 취득을 마치고, 6월 29일 중국 현지법인인 기업은행 중국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칭다오와 선양, 옌타이, 쑤저우 등 5개의 중국 현지 지점을 포함 런던·뉴욕·홍콩·도쿄·호치민·하노이·모스크바 등 총 12개의 해외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 해외 법인 지분을 매각하고 사업을 취소하는 등 보수적인 행보를 취한 것과는 대비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말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Bank International Indonesia)의 지분 13.89%를 모두 매각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6월 각각 600억원을 투자한 카자흐스탄과 베트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100% 상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의 해외진출 재개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은 금융위기 이전 중단된 것들을 재추진하는 성격이 강하다"면서 "2010년 하반기에 경기가 정상화 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 최근 은행들이 영업망 확충을 위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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