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금호생명,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7-07 1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FC조직 대폭 축소, 당일 통보·수당 환수로 불만 고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금호생명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사전 통보 없이 지점을 폐쇄하고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거액의 선지급 수당 환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호생명은 2년 전 전문성이 강화된 보험설계사들로 구성된 FC 조직을 출범시켰으나 최근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강남 신화 우리 에이스 등 4개 본부 중 강남본부를 제외한 3개 본부가 없어졌으며 소속 지점장 50명 중 절반 이상이 부지점장급인 세일즈매니저(SM)로 강등됐다.

그러나 지점장에서 SM으로 강등된 이들은 소속 팀원이 한 명도 없어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퇴사를 종용한 셈이다.

SM으로 강등된 한 지점장은 "사전에 아무런 언질 없이 지난달 18일 갑작스레 지점 폐쇄 통보를 받았다"며 "팀원도 없이 SM으로 강등되면 사측으로부터 한 푼의 수당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FC 조직에 속해있는 800여 명의 보험설계사 가운데 상당 수도 해촉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력 구조조정에 박병욱 금호생명 신임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생명 매각 작업을 이끌기 위해 새로 부임한 박 사장은 취임 초부터 흑자 전환을 강력하게 촉구해 왔다.

그러나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지점장들은 사측이 형평성을 잃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유일하게 남게 된 강남본부는 기존 4개 본부 중 경영실적이 가장 뒤쳐지는 곳인 데다 실적이 좋은 지점이 갑자기 폐쇄되는 등 사측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호생명은 구조조정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수당 환수 규정을 변경한 후 폐쇄된 지점의 지점장들에게 계약 실효·해지에 따른 수당 환수를 요구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존에는 지점이 폐쇄될 경우 해당 지점이 보유 중인 보험계약을 넘겨 받은 다른 지점이 잔여 수당을 지급받는 대신 사후적 책임을 지는 방식이었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고 수천만원의 수당까지 지급해야 할 처지가 된 지점장들은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호생명 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의 일환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금호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됐던 조직을 추스리는 과정"이라며 "FC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도 명확한 기준을 적용해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