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줄고' 가계대출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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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0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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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기업대출이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가계 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6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줄며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소기업 대출은 9000억원 순증했지만 대기업 대출이 2조5000억원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축소된 기업대출 증가액은 올 1월 6조9000억원으로 상승전환했다. 이후 2월 9629억원, 3월 2조9260억원, 4월 3조5990억원, 5월 5843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순증했다.

지난달 대기업들이 반기말을 앞두고 기업 부채비율 관리에 들어갔고, 중소기업들이 양해각서(MOU)을 다시 체결함에 따라 의무대출 부담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 지난 5월 휴일에 따른 결제성 대출 상환이 6월초에 집중됐고, 은행의 반기말 부실 채권 상각·매각 등도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일반기업 회사채(공모) 순발행은 지난달 2조원을 기록했다. 다만 우량기업들이 회사채를 기업어음(CP)으로 상환하고, 에너지 관련 기업의 계절적 자금수요 부진 등으로 CP는 1조3000억원 감소하며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었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림에 따라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3조5000억원 늘어나며 2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며 2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은행 가계대출은 39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원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수신은 991조7000억원으로 7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3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시장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은 11조5000억원 감소했다. 전달(-2조2000억원)에 비해서도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특히 단기 금융상품 가운데 비교적 금리가 높은 머니파켓펀드(MMF)는 12조7000억원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세는 2003년 3월 17조5945억원 감소 이후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MMF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은행 수시입출식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금리가 낮은 정기예금 역시 감소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당국의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조치에도 유동성 둔화세는 5월에도 지속됐다.

'2009년 5월 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의통화(M2, 평잔) 증가율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9% 증가해 12개월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M2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년 8개월 만이다. 한은은 6월에도 9%대 중반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M2는 협의통화(M1, 평잔)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ㆍ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수익증권 등이 추가 구성된다.

현금과 은행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으로 구성된 M1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0% 증가한 35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금의 단기운용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총유동성을 보여주는 광의유동성(L, 말잔)은 지난 5월 9.5%로 전달과 같아 둔화세가 정체됐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로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에 대한 신용공급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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