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포' 세계 경제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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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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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킨스 BP회장 "10년 내 배럴당 300달러" "오름세보다 변동성 확대가 문제" 지적도

'유가 공포'가 세계 경기 회복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유가 급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날로 확대되는 변동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국제유가를 뒤흔들고 있는 게 선물 투기세력이라고 보고 상품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석유재벌 분 피킨스 BP캐피털 회장은 국제유가가 3년 안에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147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는 2013년께부터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국제유가는 10년 안에 배럴당 300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킨스는 미국이 수입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천연가스 소비를 늘려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6000만 달러 규모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원유를 천연가스로 대체하지 않으면 연간 2조 달러를 원유 수입에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날 국제유가가 내년에 35% 올라 연 평균 배럴당 65 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부터 경기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원유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망 근거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국제유가 평균 가격은 48 달러, 2011년에는 85 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12달러(1.7%) 내린 62.93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올 들어 41% 뛴 가격이다.

국제유가의 오름세보다 더 큰 문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가격 변동성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원유시장을 휘감고 있는 극도의 불안정성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해 배럴당 147 달러에 달했던 국제유가는 같은 해 말 30 달러 대로 추락했다가 최근 한참 동안은 70 달러 선을 맴돌았다.

최근 1년 새 유가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각국 정책 당국과 기업들은 혼란에 빠졌다. 더욱이 시장에는 유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공존하고 있어 시야를 더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우선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주요 원유 공급 지역인 나이지리아와 이란의 정정 불안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한동안 생산량 동결 조치를 풀지 않을 방침이다. OPEC은 연말 국제유가 목표치를 배럴당 75 달러로 정해둔 상태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수요가 오는 2014년까지는 늘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제사회는 지난해부터 선물 투기세력을 변동성의 주범으로 지목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과 OPEC의 에너지 관리들은 지난달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모여 "투기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난해 경험한 유가 급등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도 이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통해 원유 선물시장의 투기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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