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발표한 '200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하반기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호전되고 있지만 옆걸음질 치는 수준에 머물 것임을 재확인했다.
한은은 현재로서는 경기바닥이 언제인지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경제전망 상향 조정
한은은 이번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로 상반기 -4.2%, 하반기 -0.6%로 전망했다. 이번에는 상반기 -3.4%, 하반기 0.2%로 수정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0.8%포인트 상향조정된 것이다.
특히 2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4.1%에서 -2.5%로, 전기대비 성장률은 0.5%에서 2.3%로 각각 끌어올렸다.
또 4월에는 하반기 상품수출 증가율이 -4.7%로 추락할 것으로 봤으나 이번에는 3.7%로 올렸다. 설비투자는 -13.0%에서 -15.1%로, 민간소비는 -1.0%에서 0.3%로 각각 바꿨다.
전망치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한은은 ▲정부의 자동차관련 세금인하 등 재정정책이 예상보다 많은 효과를 거뒀고 ▲세계경제도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 중심으로 예측보다 좋아지고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도 상대적으로 안정되며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개선시켰다는 점을 꼽았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하반기 성장 모멘텀은 수출에서 나온다"면서 "수출은 큰 폭의 마이너스인 것이 사실이지만 월별로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바닥 불확실하다
이렇게 되면 지표상의 경기저점은 지난 상반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은은 바닥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이 4%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하반기의 0.2% 플러스 성장은 상당히 미약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상우 국장은 "2분기 성장률이 굉장히 높아졌지만 일시적 요인과 기술적 반등요인 많고, 하반기에는 플러스 가능하지만 미약하고 불확실성 크기 때문에 바닥이 언제인가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금통위도 경기하강세에서 벗어났다고 한 것도 바닥을 평가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정부의 재정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유럽의 금융불안 재연, 주요국의 정책기조 전환 등을 둘러싼 불확실한 요인은 세계경기의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은은 한국경제가 다시 마이너스로 빠지는 '더블딥'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2분기의 성장률은 정부의 재정정책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수치가 나올 것이므로 3분기에는 전기비 성장률이 약화될 수밖에 없고 4분기에는 다시 높아지게 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분기의 전기비 성장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고용 부진 지속
고용은 경제의 최종적인 목표다. 고용이 좋아지지 않으면 경제주체들은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한다. 하반기 고용은 예상보다 좋아지겠지만 아직도 심각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4월 전망에서 고용인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상반기에 17만명, 하반기에 9만명이 각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는 감소인원을 상반기 16만명, 하반기 7만명으로 조정했다. 고용사정이 당초 생각보다는 조금 좋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반기 고용인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만명이나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나마 고용인원 감소폭이 이 정도에 그치는 것은 정부의 일자리대책에 따른 영향이 크다.
경제 자체적으로는 고용불안 요인이 많다. 하반기에 기업구조조정이 진행되는데다 한계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도산하는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직장을 잃지 않았더라도 `생존자'들의 임금수준은 마이너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실질임금 상승률은 작년 3분기 -2.7%, 4분기 -6.4%, 올해 1분기 -5.6% 등이었다.
낮은 임금 상태에서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가계의 구매력은 떨어지고 이는 내수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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