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벨 美차관보 18∼20일 방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공식 업무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오는 18∼20일 한국을 찾는다.

캠벨 차관보는 방한 기간 우리 측 카운터파트인 이용준 외교통상부 차관보뿐만 아니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하고 유명환 외교장관을 비롯한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고위인사를 두루 예방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한.미간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그의 방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하는 한편으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한.미.일.러 4개국 순방을 계기로 6자회담 재개 움직임도 감지되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끈다.

일단 캠벨 차관보의 방한과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11일 "이 차관보와 위 본부장 등 우리 정부 인사들과 만나 양자 현안뿐만 아니라 북한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6자회담 재개 등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우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기지 이전 등 한미동맹 이슈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 양자 현안에 대한 한.미 양국 정부의 기본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방안은 물론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5자 협의'를 비롯한 관련국간 공조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캠벨 차관보가 북한 문제와 관련, 이른바 '전략적 관리론'을 주창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순방을 계기로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국면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국면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대한 각 회원국의 국가별 이행보고서도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협상국면에서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물론 성 김 북핵특사 역시 캠벨 차관보의 방한에 동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외교 당국자는 이와 관련, "캠벨 차관보는 방문국 상대들의 얘기를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한편 상견례를 하는 차원에서 이번 순방에 나서는 것"이라며 "이번 순방으로 대북 제재국면이 협상국면으로 전환하는 등 판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캠벨 차관보는 일본과 한국 순방에 이어 21∼23일 태국 푸켓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일정을 끝내고 귀국한 뒤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방향을 정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다웨이 부부장에 4개국 순방에 나서는 등 6자회담에 대한 중국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과 캠벨 차관보가 주창해 온 '전략적 관리론'이 제재와 대화를 동시에 강조하는 포괄적 협상론이라는 점에서 '제재 우위' 국면에서 '제재.대화 병행'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없지 않아 보인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한.일 6자수석대표간 회동에서도 확인됐다.

위 본부장과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지난 6일 서울 회동에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대화재개 노력도 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실제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참가국의 북핵 외교 당국자들은 향후 협상국면에서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제시할 '대북패키지'에 무엇을 담을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2∼14일 방한하는 우 부부장과 위 본부장과의 회동과 그에 이어지는 캠벨 차관보의 한국.일본.태국 순방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얼마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지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이를 토대로 오는 21∼23일 ARF에서 '6자' 혹은 북한을 제외한 '5자'가 한 자리에 만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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