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 수술 후 붕대를 푼 강한나를 본 담당의사가 “코만 다시 하자”며 서둘러 붕대를 되감는 장면은 단순히 영화 속 에피소드로 보기에는 성형외과 내 상황을 제대로 읽고 있다.
실제 코 성형은 수술 후에 다른 부위보다 크고 작은 문제점들의 잦은 발생으로, 그에 따른 재수술의 우려가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코 성형은 콧대를 세우거나 코끝을 높이는 수술방법을 이용해, 수술 전 눈썹과 눈 사이의 중간 지점을 기점으로 코끝으로 완만한 반달 모양을 연출한다.
이것이 코 성형의 핵심이다. 이 때 시작점을 지나치게 높게 잡거나 콧대를 일직선으로 디자인하게 되면 수술 후 어색하거나 티가 나는 코 모양이 되기 때문에 시술자의 섬세하고 정교함이 요구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끝이나 콧대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교정하여 가족과 친구들만이 수술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정도의 변화를 많이들 원한다. 이 말인즉슨 새로운 만남에서는 자신이 성형한 사실을 감쪽같이 속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해부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봤을 때 콧대와 코끝을 분리해 수술하는 것이 좋다. ‘콧대코끝분리술’은 콧대는 실리콘이나 고어텍스 등 보형물을 사용하고 코끝은 가능 한 부드러운 귀연골 등의 자가 조직을 사용하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콧대코끝분리술' 로 코 성형을 했다면 재수술 없이 한번에 미녀로 변신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재수술과 전신성형을 거친 후 미녀로 다시 태어난 강한나. 정작 담당의사는 정말 티가 안 나는 자신의 의술에 반신반의한다. 제아무리 신의 손일지라도 사람들에게 성형수술 후 100%의 만족도를 안겨다 주기는 힘들다. 미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성형수술 에는 답이 없다.
간혹 환자들은 성형 후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우면 본래 모습이 그러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약간의 티라도 나게 되면 부작용이다 하여 다시 성형외과를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성형전문의는 영화 속 의사처럼 환자에게 끌려 가서는 안 된다. 객관적인 진찰 후 환자에게 꼭 필요한 수술인지를 판단할 줄 아는 신의 눈부터 가져야 한다. 수술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관객들에게 보여 주고자 했다. 그 속에서 성형은 자신감을 찾는 수단일 뿐이다.
[글/권장덕, SM세민성형외과원장, 성형전문의/의학박사, (02-543-2266, www.sm100.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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