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이 커지는 추세에 있는 가운데, 더 큰 문제는 상대빈곤율이 소득불평등보다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 데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분배의 문제보다 빈곤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빈곤 계층에 대한 복지 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앞선 정부 조사에서는 한달 수입이 2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가 54만 가구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유경준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빈곤변화 추이와 요인 분석' 이라는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상대빈곤율의 증가는 소득불평등도의 증가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대빈곤율이란 각 연도 중위소득의 50% 이하의 가구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통 소득불평등도가 증가하면 상대빈곤율도 함께 증가한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우리나라는 상대빈곤율의 증가가 소득불평등 증가를 웃돌고 있다.
상대빈곤율의 추이를 보면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는 12.8%까지 올라섰다가 2000년에 다시 10%대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 지난해에는 14%를 웃돌았다.
8년만에 상대빈곤율이 4%나 증가한 것이다.
반면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는 1999년 0.323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2007년 0.325, 작년 0.321 등으로 소폭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 선임연구위원은 "소득불평등도의 증가보다 상대빈곤율의 증가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최근으로 올수록 분배의 문제보다 빈곤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자료 : 유경준 KDI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빈곤변화 추이와 요인 분석' | ||
2000년 이후 지니계수보다 상대빈곤율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
상대빈곤율뿐만 아니라 절대빈곤율을 봐도 빈곤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절대빈곤율은 2000년의 중위소득의 50%를 빈곤선으로 설정하고 물가지수를 반영해 산출하는 지수로, 후진국처럼 절대빈곤이 높은 국가들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다.
절대빈곤율은 외환위기로 16%까지 상승했다가 2002년에 8.5%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9%대에서 줄어들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
이는 1982년부터 19992년까지 10년동안 연평균 8.4%의 빠른 속도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보고서는 "임금근로자의 절대빈곤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자영업자와 무작자의 경우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선임연구위원은 빈곤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성장률이 낮아졌기 때문이지만 이보다는 소득분배가 빠른 속도로 악화돼 분배효과가 오히려 빈곤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최근 '2008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을 통해 현재 기초생활 수급 대상 가구가 85만4000여가구에 이르고, 이 중에서 54만 가구는 한 달 수입이 20만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발표했다.
수입이 50만원 미만인 가구 역시 74만 가구에 달해, 기초생활 수급 대상 전체 가구의 86%를 차지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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