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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 감독ㆍ규제 강화 새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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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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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미국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감독시스템 재편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세계금융 중심인 미국 월가.

미국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혼수상태에 빠진 금융시장을 수술대 위에 올렸다.

세계 금융시장을 주도해 온 미국계 투자은행(IB)은 금융위기로 취약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형 IB가 잇따라 무너지면서 금융산업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정립해야 할 처지에 몰린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느슨했던 금융 감독과 규제에 칼을 대기 시작했다.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으로 금융시장 건전성을 되찾기 위해서다.

◆전세계 금융감독 강화 바람=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각국은 금융감독 강화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전달 17일 '새로운 기반: 금융 감독ㆍ규제 재확립'이란 금융시장 개혁안을 발표했다. 같은 달 19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도 회원국은 역내 금융 규제 강화를 위한 범유럽금융감독기구를 설립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은 대공황 이후 80년만에 처음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대수술에 나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 금융시장 개혁안은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ㆍ규제 강화와 금융시장 종합 규제시스템 마련을 골자로 한다. 여기엔 국제적 규제ㆍ공조 강화와 소비자ㆍ투자자 보호도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이런 노력 덕분에 미국 금융시장도 최악에서 벗어나 회복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연중 저점인 3월 5일 6594.44에서 이달 10일 현재 8146.52로 무려 1552.08포인트(23.53%) 급등했다. 이 기간 나스닥도 1299.59에서 1756.03으로 456.44포인트(35.12%)나 뛰어올랐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금융시장 개혁이 새 패러다임 제시로 시장을 안정시킨 점은 높이 살 만하다"며 "위기관리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했고 금융 소비자 보호도 크게 강화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 패러다임은 우리 금융감독체제를 발전적으로 재편하는 데도 이론적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금융시장 개혁에도 문제점은 있다.

김 연구위원은 "미 금융시장 개혁안은 명확성과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금융위기 원인에 대한 책임을 논하지 않은 것도 한계"라고 전했다.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안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정치적 타협으로 일관성을 잃은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금융 패러다임 기본으로 회귀=금융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은 기본으로 돌아가고 있다.

금융이 원래 역할인 실물 보조 기능을 회복해야만 경제도 탄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은행이 중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데 세계 각국은 공감하고 있다.

과거 금융기관은 가계로부터 자금을 받아 기업에 대출하는 중개 기능을 해 왔다. 하지만 1980년 이후 미국ㆍ영국 IB를 중심으로 금융산업이 독자적 수익성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실물 경제와 괴리도 그만큼 커졌다.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전문위원은 "금융자본주의는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며 "과거 10년을 이어 온 금융 패러다임은 금융위기로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했다"고 말했다.

김 전문위원은 "과거 금융 규제 역시 금융시스템을 금융위기로부터 보호할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 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금융시장을 주름잡았던 IB 모델도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문위원은 "각국 정부가 금융시스템 보호를 위해 금융기관 차입 규제를 포함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도입할 것"이라며 "금융사간 경쟁 심화와 이에 따른 위험 관리에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시장 정상화 아직 멀었다=경기 회복을 금융시장 정상화로 여겨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로 추락했던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개선되고 있는 주요 경제지표도 이를 말해 주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0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다른 주요 예측기관도 내년부터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경기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을 같은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금융위기 불씨는 여전하다.

존 립스키 IMF 부총재는 "금융시장 정상화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금융위기를 예고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미국 경제가 더블딥 현상을 겪을 수 있다"며 이중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국제금융센터는 세계 은행권에 대해 추가 손실 가능성을 제기했다.

금융 불안이 다시 심화될 것에 대한 경계를 아직 늦춰선 안 된다는 것이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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