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부진이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널드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는 모습이다.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기침체로 금융.항공을 비롯 대부분 업종이 매출 하락과 적자 등으로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서도 맥도널드의 해외 매상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
맥도널드는 지난 1990년대 이후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상회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235억 달러의 60%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힌 것으로 CNN머니가 13일 경제전문 포천지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내 판매 성장세가 4월의 6.1%에서 5월에는 2.8%로 뚝 떨어지는 와중에도 해외 매출은 금년들어 안정되게 6%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지역별로 5월 매출을 보면 아시아.태평양, 중동.아프리카 부문이 6.4% 신장세를 나타냈으며 무엇보다 유럽은 7.6%나 껑충 뛰었다.
이와 관련 UBS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팔머는 "맥도널드가 유럽에서 그만큼이나 성장할 것으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정도다.
그러나 맥도널드의 이 같은 성과는 우연이 아니다. 현지 농민 등 원료 공급자들의 지지를 받는 데서부터 주도면밀한 게릴라식 시장 캠페인 등 세계 각지 고객 등을 향해 상황에 맞게 접근해 간 수십 년간의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다는 평가다.
제품명에 "맥(Mc)"이 붙었다고 다 비슷한 게 아니다.
머핀에 콩과 치즈, 칠레 소스를 얹은 멕시코의 맥몰레테스, 마늘 마요네즈.야채.아랍식 빵을 곁들인 매카라비아, 호주의 토스트인 베제마이트, 싱가포르의 치킨 싱가포리지, 감자와 야채로 만든 마칼루 티키, 양고기나 닭고기로 된 인도의 마하라자 맥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제품이 제각각 나름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인기있는 치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넣은 쇠고기버거 "파르마 렉"은 2008년 9월 출시 이후 인기를 끌면서 이젠 이탈리아 국내산 브랜드로 착각을 일으킬 정도.
그러나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배타적인 프랑스에서는 지난 1999년 조스 봅이 "글로벌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비난하며 농민단체들을 이끌면서 맥도널드 반대 시위를 벌였던 일이 생생하다.
당시 밀로지역 매장에서 직원 1명의 죽음까지 맞아야 했던 맥도널드는 2001년 점포 오픈행사를 통해 현지 식재료를 사용하는 주방의 조리과정을 공개하는 등 프랑스 고객들과의 소통에 꾸준히 공을 들여 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 2005년 개발한 후추 소스의 "프티 플레지르(소박한 즐거움)"는 식도락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프랑스 사람들의 구미를 사로잡은 데 이어 이제는 같은 주제로 멕시코의 "르 프티 멕스" 등 12개국에서 각각 차별화되기에 이르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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