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을 동북아안보협의체로 발전시켜야"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14일 "동북아의 안정과 남북통일에 대비해 현재의 6자 회담을 동북아 안보협의체(NASO)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전 총리는 이날 은행회관에서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이 주최한 '세계경제의 판도 변화와 우리의 대응'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중국의 경제적 공룡화가 동북아 세력 균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한,일,미의 3각 협력 관계를 한층 공고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 전 총리는 "중국의 경제 공룡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자면 지리적, 문화적 근접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동북아 지역의 철도망, 항공망, 통신망,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등의 네트워크에 한국을 연결하고 서비스를 일류화하면 한국은 동북아의 인류와 물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전 총리는 또 "천연가스를 비롯한 천연자원 확보와 남북 통일에 대비해 시베리아와 연해주 진출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동북아 인프라의 구축과 중국 서부 오지, 몽골, 북한, 시베리아의 경제개발을 촉진하고 지역적 경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동북아 개발은행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정종욱 전 주중대사는 "6자 회담이 북한의 핵 문제를 다루는 제한적 조직이라는 점에서 6자 회담을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로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에 대한 논의 역시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자안보협의체 구성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역설했다.

정 전 대사는 "동북아시아에서 다자적 안보협력체를 만들어 나가는 길은 경제 금융 분야는 물론 에너지 개발, 환경과 대기오염, 기후변화, 녹색 성장 등 기능적 협력 분야에서 시작하는 길이어야 한다"며 동시에 한반도 주변에서 생길 수 있는 북한 내부의 정치적 급변사태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황기연 원장은 "동북아의 허브항만인 부산항의 기능강화와 북극항로 개설로 인한 한반도 내 파급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남북간의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북극인접 국가들과 EU 등의 북극관련 선점경쟁이 치열한 실정을 감안해 정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동북아개발은행(NEADB)은  90년대초 이래 동북아개발안으로 제시됐으나 주도국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오히려 동아시아 지역이 축적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외환보유고와 증가하는 자금조달 능력, 역내의 개발자금 수요를 고려할 때, 동북아개발 공사의 설립 필요성과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그러나 "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항이 될 수 있으므로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는 수출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으로 하여금 설립을 주도하게 하고 상업성을 강조해 역내 금융기관의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며 "북한개발문제는 가급적 언급을 피하고 개발공사가 설립된 후 중국동북삼성이나 시베리아 철도 등과 관련해 막후에서 조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에는 진념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 황기연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정종욱 전 주중대사, 문우식 서울대 교수 등 200여명의 관계 전문가들과 대학생들이 대거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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