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자동차) 글로벌 성장 비결은 입맛에 맞는 자동차 공급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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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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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산업의 최강자인 현대차가 2분기 실적에서 해외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들을 누르고 선전했다. 주된 배경은 완숙미를 더해가는 품질에 해외 현지 사정에 맞는 자동차를 적기에 공급한 감각적 마케팅이 한몫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보면 현대차의 매출액은 7조7000억원에서 7조9000억원 사이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4900억원에서 51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순이익은 전분기 보다 155% 가량 증가한 5700억원으로 영업이익을 능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경쟁사들의 실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미국 ‘빅3’ 중 하나였던 포드자동차는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 절차를 거쳐 뉴GM으로 거듭나는 사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2분기 실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매출액이 236억8900만달러로 전분기보다 4.40%나 줄었다. 영업손실만 10억5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대국 일본 역시 사정이 여의치 못하다. 도요타·혼다·닛산 등 대표적인 자동차 3사 실적이 바닥을 훑고 있다. 3사 모두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엄청났다. 혼다가 1420억엔, 닛산 1040억엔, 도요타 3720억엔의 영업적자를 낸 것이다.

   
 
현대차 아반떼(사진 왼쪽)와 i30/현대차 제공

해외 굴지의 경쟁사들을 누르고 호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선전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세제지원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로 인해 5월과 6월 내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시장 선전이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 이형실 연구원은 “(현대차가) 해외에서 자동차 품질 향상에 따른 각종 수상을 한 것이 시장 점유율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에서 2006~2008년까지 평균 시장점유율이 2.9%선이었지만 유류비 지원과 같은 마케팅 여파로 지난 2월 이후 4%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정부가 도입한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과 6월 말로 끝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여파로 내수 판매 확대에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올 1분기 내수가 12만9252대에서 2분기 18만6000대로 늘어난 것이다. 2분기 내수 판매는 금융위기 이전인 작년 같은 기간의 16만대보다 3만대 가까이 증가한 숫자다.

고무적인 것은 현대차의 중국내 판매가 급성장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시장이 올해 1~5월 284만대 규모로 전년대비 14.5%가 증가하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판매량 증가에 중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경현대는 같은 기간 25만6000대를 팔아 전년 동기대비 55.2%가 증가했다. 도요타나 혼다 등이 점유율 하락을 겪는 사이 폴크스바겐과 GM에 이어 업계 3위로 도약한 것이다. 

키움증권 이성재 연구원은 “중국은 중소형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 현대차 중국 판매는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북경현대의 예상 판매는 54만대로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미국에서의 선전과 내수 증가로 타 국가에서의 손실을 상쇄한 현대차가 해외 경쟁사들의 부진을 틈타 어느 선까지 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께 출시될 올해 최대의 화두인 YF쏘나타가 4분기 현대차의 실적과 점유율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점치고 있다.

교보증권 송상훈 연구원은 “3분기에는 휴가 등으로 내수도 줄고 조업일수도 줄어 외형과 영업이익이 1분기 수준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4분기에는 볼륨 차종인 투싼과 쏘나타 후속 등 신차 효과로 내수와 수출 모두 회복되면서 영업실적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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