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천성관 사퇴’ 후폭풍으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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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1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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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기 민정수석 사의 표명...검증라인 대폭 수술 신호탄
외부 전문가 중심 별도 검증팀 구성...교차 검증 방안 검토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사퇴함에 따라 거대한 후폭풍이 청와대를 휩쓸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천 후보자의 내정을 공식 철회하면서 긴급진화에 나섰지만 또다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도마에 올랐다. 정동기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 표명을 신호탄으로 청와대 검증라인의 대대적 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천 후보자의 사표수리는 전례 없이 초스피드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대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추진한 ‘중도강화론’, ‘331억 재산헌납’ 등 친서민 행보가 이번 인사로 퇴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천 후보자 내정 철회와 관련, “검찰은 잘못을 저지르고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조사하는 곳”이라며 “그런 점에서 다른 곳도 아닌 검찰의 최고책임자가 국회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무엇보다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내정을 철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단호한 인사배경에는 청와대 내 ‘정치적 후원자’ 천신일 회장측 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천 회장측에서 차기검찰총장으로 권재진(사시 20회) 전 서울고검장을 천거했었다”며 “평소 여론추이를 보며 신중하게 처리하던 것과 달리 이 대통령이 빠르게 내정을 철회한 것은 권 전 고검장 지지세력의 손을 사실상 들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또 정두언 의원 등 친이직계들도 이번 천 후보자 내정철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국포럼 출신 한 의원은 “국민들이 이 대통령의 국정쇄신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데 천 후보자 때문에 이를 포기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다양한 루트로 이 대통령에게 교체를 건의했다”고 했다. 여기에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거들고 나서면서 결국 천 후보자는 내정된 지 24일만에 낙마했다.

이제 관심은 ‘천성관 파문’으로 구멍 난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을 어떻게 복구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공직후보자의 검증은 민정수석실 산하에 국가정보원·검찰·경찰관계자들로 구성된 공직기강팀에서 전담한다. 이 팀은 주로 불법여부, 불법 재산축적, 민형사상 위법여부, 업무수행 능력 등을 검증한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정동기민정수석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청와대는 이르면 이달 말로 예상되는 청와대 진용 개편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전문가그룹으로 구성된 별도의 검증팀을 구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의 공직자 후보검증은 업무능력 보다는 도덕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별도의 새로운 검증팀을 신설해 기존 검증팀과 교차로 후보를 검증하는 방식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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