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북한 태도변화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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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7-1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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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북한 박의춘 외무상이 참석할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외상의 참석여부에 따라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태도변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지난 6일 파니크 위키셋 외무차관을 평양에 보내 박 외상을 직접 만나 ARF 초청의사를 전달했다. 특히 파니크 차관은 ARF에서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한 이유를 직접 설명할 기회가 열려 있다는 논리로 북한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반응은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14일 북한이 박 외상 대신 무임소(無任所) 대사를 파견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할지 불투명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선 일종의 순회대사격인 무임소 대사를 보내거나 격을 높여 여러 명의 부상 가운데 한 명을 보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경우 주최국 태국은 물론 6자회담 관련국들의 대응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태국은 6자 외교장관회동을 추진하기 힘들어진다. 지난해 싱가포르 ARF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박 외상이 참석하는 6자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됐었다.

박 외상을 대신하는 북한의 인물이 나올 경우 태국이 격을 낮춘 6자 비공식회동을 추진하더라도 이에 참가할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 보인다.

결국 박 외상이 ARF 무대에 나서지 않을 경우 북한이 당분간 국제사회와의 접촉을 꺼리는 것으로 해석돼 현재의 대결구도를 당분간 유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외교 관계자는 15일 "2004년 자카르타 ARF에서는 당시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간 짧은 만남이 성사됐었고 이는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타진한 기회가 됐다"며 "박의춘 외상의 ARF 참석은 여러 측면에서 북한 내부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 채택 이후 대북제재의 윤곽이 구체화됨에 따라 미국은 이번 ARF에서 의장성명 등을 통해 북한의 돈줄을 죄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다만 박 외상이 참석할 경우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회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미국인 여기자 억류 문제 등 미국 정부 입장에서 북한측의 성의에 기대해야 할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첫 북·미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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