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 제2라운드 시작되나

하반기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의 그림이 바뀔 전망이다.

1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그간 인수합병을 시도하지 않았던 중대형 저축은행들이 인수합병의 새로운 주자로 나설 양상이다.

과거 저축은행 인수합병을 활발히 주도했던 대형 저축은행들은 피인수 은행의 부실자산을 털어내고 안정적인 영업을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에 위치한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실채권을 털어내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며 "계열사들이 지방 저축은행에 밀려 크게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에 성공한 곳은 3개로 대형저축은행이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지난 3월 토마토저축은행은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4월에 중부저축은행을 인수했고 이어 지난달에는 예한울 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또 골든브릿지는 전남 상업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대형저축은행으로 분류되는 솔로몬, 한국진흥경기영풍, 현대스위스, 토마토 모두 2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리게 돼 그만큼 하반기에 인수합병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현재 피인수 기관의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안정적인 영업을 해나가는 것이 우선순위"라며 "언제든 기회 및 여건이 되면 인수합병의 가능성 있다고는 보지만 약진하고 있는 중대형사들이 인수합병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BIS비율 8%대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영업력이 좋은 저축은행은 저축은행과 HK저축은행 등이 있다.

제일저축은행은 지난 1999년 일은상호신용금고, 2000년 신한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하고 최근 수년 동안 인수합병을 하지 않았다.

한편 올 하반기 저축은행 인수합병에 업계 밖 '뉴플레이어(new player)'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수년전부터 꾸준히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 노려온 건설사 및 벤처기업, 대부업체 혹은 캐피탈사들이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 후 향후 경영관리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의 경우 인수대상으로 삼기 쉽다"라며 "특히 실적이 좋은 대부업체나 캐피털업체가 현실적으로 인수할 확률이 크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는 지난해 말 양풍저축은행과 올해 예한울 저축은행 인수에 참여한 바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대형사들에게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몇몇 부실 저축은행들을 인수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여건이 돼야 하는 것"이라며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신규기업이 영업력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태경 금감원 저축은행서비스실 팀장은 "대형저축은행들이 부실은행을 인수하면서 덩치가 커지다보니 추가적인 자본 여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하지만 인수합병 문제는 아무도 모르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 외에서 인수를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축은행이 아닌 업계가 오래전부터 관심을 보여왔다"며 "법상의 자격요건에 충실히 맞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업계에서 매물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는 저축은행은 대성, 삼보, 전일, 푸른2, 프라임, 하나로, 한일 등으로 알려졌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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