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김대중 전 대통령 중대고비 넘겨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현정부와 날선 대립각을 세우면서 노구를 이끌고 고군분투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6일 새벽 병세가 악화됐으나 일단 중대고비는 넘겼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폐렴 증세로 입원중인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한때 나빠져 인공호흡기를 부착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어젯밤부터 호흡이 가빠지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등 호흡부전증세가 발생해 오늘 새벽부터 인공호흡기를 부착했다”며 “호흡기 부착 후 현재 김 대통령의 혈압, 체온, 맥박 등 바이탈 수치는 정상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긴급브리핑 실시배경과 관련, “김 전 대통령의 정확한 건강상태와는 달리, (언론에서) 생명이 위독하다는 식으로 보도해 불필요한 오해를 샀다”며 “정확한 몸 상태를 알리자는 취지에서 브리핑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폐렴 증세로 지난 13일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15일부터 집중치료실(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다. 당시 병원 측은 김 전 대통령의 의식과 호흡이 또렷하지만 합병증 우려로 중환자실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병세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여러 가지로 심적 피로를 느껴왔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5월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기력이 떨어진데다 평소 신장투석 등 지병이 있어 건강이 많이 악화된 상태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8월과 9월에도 폐렴증세로 입원한 바 있다. 현재 주 3회 신장혈액 투석을 받고 있으며 올해 87세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한때 위독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 목소리로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건강상태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민들이 염려치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김 전 대통령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그럼에도 김 전 대통령은 악화된 몸을 이끌고 지난 6월11일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면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고 독려하는 등 이명박 정부에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